최근 인천교구 사목연구소장 차동엽 신부가 펴낸 「가톨릭 신자는 무엇을 믿는가」(에우안겔리온 출판사)가 원로화가 김정자(마리스텔라) 화백의 성서 묵상 그림 100여편을 삽화로 싣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 교리서는 책표지에 가톨릭신문 창간 72주년 기념 축화로 작업한 「시작의 소리」를 비롯 각 단원의 시작 페이지와 글 전편에 김화백 작품을 삽화로 소개하고 있는데 이같은 시도는 기존 교리서들이 외국 성화나 사진을 자료로 활용한 사례가 많은 상황에서 한국적 성서 묵상화와 교리서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게 하고 있다.
「사도신경」을 큰 줄거리로 담고 있는 교리서 내용 또한 딱딱한 설명이 아니라 시사적인 내용과 다양한 사례들을 인용, 한권의 수필집을 읽는 듯 부담이 없어 교리서에 대한 고정 관념을 깨트리고 있다는 평가다.
이들의 인연은 지난해 가톨릭신문 창간 75주년 역사전시회를 통해서였다. 전시회에 들렀던 차신부는 창간 72주년 기념화로 헌정한 김화백의 그림을 보고 「성령의 상서러운 기운」을 느낄 수 있었고 마침 그 자리에 와 있던 김화백을 소개받아 서로의 낯을 익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이후 몇차례 만남을 가졌고 교리서 출판이 가까워 오자 차신부는 표지 그림을 위해 김화백에게 작품 사용을 요청하게 됐다고.
『처음 표지에 쓸 그림을 얻기 위해 김화백을 찾았으나 묵상화로 그리신 작품들을 살펴보면서 교리서 전체에 소개하고 싶은 욕심을 버릴 수 없었다』는 차신부는 『김화백님의 그림에는 수도자의 생활을 방불케 하는 영성과 탐구심 강단이 스며있다』고 밝혔다. 김화백의 그림들에는 성화를 그리기전 주제성구를 10번씩 소리내어 읽으면서 기도한 신앙이 녹아들어 있고 그것은 곧 독특한 카리스마로 풍겨나오고 있다고.
반면 김화백은 『늘 신자들의 재교육이 아쉽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교리서는 이론적인 책이 아니라 신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형식으로 구성됐으면서도 반드시 믿어야할 기본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어 꼭 필요한 책이라 생각했다』고 자신이 그림 사용을 허락한 배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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