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사 내에는 수 만명의 순교자가 존재하나 조선왕조실록 등 기록에 남아 있는 순교자들의 기록은 불과 수백여명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순교자들의 숫자는 와전되거나 과장된 것인가. 그러나 그 비밀은 「먼저 목을 베고 나중에 보고하라」는 「선참후계령(先斬後啓令)」이란 어명에서 명확하게 밝혀진다(본문 제2부 제4장).
서울대 국사학과 강사 원재연(하상 바오로.40)씨가 펴낸 「조선왕조의 법과 그리스도교」는 조선왕조의 법과 천주교라는 동서양의 이질적인 사상과 문화가 만나서 충돌하는 배경과 과정에 대해 소개한 교회사 논문집이다.
모두 3부로 이뤄진 책은 조선시대 형사재판 절차 및 감옥의 운영실태, 형 집행의 여러 가지 관행들과 법전의 규정 등 그리스도 교회에 대한 조선왕조의 법적 대응절차 전반에 대한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특히 신자들의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 생소한 전문용어나 사건에 대해서는 각주 설명을 덧붙였고, 각 논문의 앞부분에는 글 전체의 내용과 관련된 「약식 소개문」을 배치해 흥미를 유도했다. 또 책 곳곳에는 관련 사진과 도표를 곁들여 교회사 장면들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구성했다.
(원재연/한들출판사/476쪽/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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