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성 운동이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인 측면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한다. 하지만 신영성 운동은 그리스도교 신앙과는 근본적으로 배치되는 주장을 함에 따라 자칫 그리스도교 신앙의 정체성과 본질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다.
먼저 신영성 운동은 그리스도교의 신론을 부정한다. 이들의 기본 노선은 모든 것을 하나로 보는 「일원론」으로 『신은 만물 안에 존재하고 따라서 만물이 곧 신』이라고 설명한다. 우주의 신적 에너지, 또는 「기(氣)」가 바로 신이며 이 에너지는 만물에 내재돼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그리스도교의 유일신, 인격신의 개념을 부정한다.
신영성 운동은 또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그리스도를 통한 인간 구원에 대해서도 부정한다. 뉴에이지에서의 그리스도는 우주적인 힘을 가진 에너지일 뿐이다. 이들은 역사상 위대한 인물들은 바로 기(氣)가 육화한 존재이며 예수 그리스도 역시 이러한 에너지의 육화라는 것이다. 따라서 예수나 부처, 공자 등 위대한 종교적 인물들은 모두 똑같이 육화한 에너지, 또는 기(氣)라고 주장한다.
영적인 체험, 신비 체험에서도 신영성 운동은 그리스도교의 가르침과 크게 어긋난다. 신영성 운동은 인간 안에 잠재적인 초능력이 내재돼 있기 때문에 인간이 바로 신적인 존재이다. 인간은 단전, 기공, 명상 등과 같은 수행을 통해 이 잠재 능력을 일깨움으로써 정신적, 육체적 평화를 얻을 뿐만 아니라 영적 존재와 교감한다고 생각한다.
그리스도교의 신비 체험은 하느님으로부터 내려오는 은총의 선물이지만 신영성 운동은 특수한 비술이나 영술을 사용함으로써 이러한 체험을 얻는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서 어떤 방법도 동원될 수 있다는 입장은 윤리관에 있어서도 그리스도교와 상충한다. 선과 악에 대한 윤리적 가르침은 그 자체가 타율적으로 주어진 것이며 이분법적 사고의 산물이라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이들은 인간 욕망을 포함해 자연적인 것은 모두 선한 것이므로 억제가 아니라 충족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들의 윤리관은 자율적이며 상대적인 상황윤리라고 할 수 있다.
가톨릭교회는 이러한 신영성 운동의 문제점에 대해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교황청은 지난 1989년 「그리스도교 명상의 일부 측면에 관하여 가톨릭 교회의 주교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신영성 운동의 수련 방법이 하느님을 만나는 방법과는 무관함을 강조했다. 교황청 문화평의회, 종교간대화평의회는 올해 2월 「예수 그리스도, 생명의 물을 가진 분-뉴에이지에 대한 그리스도교적 성찰」을 발표해 신영성 운동이 『깊은 위기에 빠진 문화』, 그리고 『그 위기에 대한 잘못된 응답』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도 1997년과 올해 「건전한 신앙생활을 해치는 운동과 흐름」 1, 2권을 발간해 주의를 촉구한 바 있다. 특히 신자들 사이에 이 운동이 확산되는 경향을 보임에 따라 서울대교구는 2001년 「기(氣) 수련 문화에 대한 주의 환기」라는 사목 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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