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서 지워주시는 십자가를 올바로 바라볼 수 있는 혜안을 주시길 청하고 싶습니다』
5월 26일 신임 주교황청 한국대사로 임명된 서강대 철학과 성염(요한 보스코.60.서울 우이동본당) 교수는 아직도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기 쉽지 않다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줄곧 학자의 길만 걸어온 터였기에 외교관이라는 새로운 소명은 그에게도 그만큼 뜻밖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1981년부터 86년까지 로마 교황청 살레시오대학교에서 라틴문학박사 학위과정을 밟을 때와 97∼98년 서강대학교 재직시절 안식년을 이탈리아에서 보낸 바 있어 교황청과는 인연이 적지 않은 그에게 세 번째 이탈리아행인 이번 대사직은 하느님의 부르심을 체험하는 또 하나의 은총인 셈이다.
『교회를 위해 온 힘을 바쳐 봉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주신 것 같습니다』
성대사는 자신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교회라는 어머니의 치마폭에 쌓여 지내온 신자라고 소개한다. 한국가톨릭교수회 회장, 우리신학연구소 이사장, 천주교인권위원회 이사를 비롯해 「북한산 생명평화시민연대」 상임대표 등의 활동을 통해 20여년 전부터 그가 눈떠온 다양한 삶의 영역은 신앙인이었기에 져야만 했던 버거운 십자가였다.
분열과 증오로 인한 아픔이 세상을 뒤덮고 있는 가운데 평화의 사도인 교황과 한국의 징검다리 역할을 맡게 될 성대사는 남다른 책임감을 갖게 된다고 털어놓는다.
『교황청과 우리나라를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한국교회의 위상도 함께 높여 나가겠다』는 성대사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화해에도 힘을 보태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6월 18일 임지로 떠나게 될 성대사는 러시아의 회개와 세계평화를 약속한 파티마 성모의 소망이 한반도에서도 이뤄질 수 있도록 주님의 도구가 되겠다며 신자들의 기도를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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