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가톨릭중.고등학교 연합회(KYCS) 지도, 서울 경찰사목위 문화예술담당, 평화방송 라디오 「신부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 제9대 MC…. 김지영 신부를 따라다니는 직함들이다.
김신부를 아는 학생들은 백곰, 꽃돼지, 마징가제트, 보라돌이 신부님으로 부르기도 한다. 서울시내 50여 군데의 중.고등학교를 찾아다니며 미사 집전과 교리지도는 물론 특강, 동아리 활동 등 각종 행사로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신부를 만났다.
『매일매일 학교를 돌아다니며 학생들의 웃음과 함성을 먹고삽니다. 얼마나 행복한 일이에요? 청소년을 담당하는 사제로서 현장에서 학생들을 만나 하느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보람된 일도 없겠죠. 신자 학생, 신자가 아닌 학생을 구분해 사목 활동을 하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입니다. 학교야말로 예비신자가 우글거리는 최대의 황금 어장이죠』
평소에도 유머스런 입담으로 인해 학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지만, 대화를 나눠보니 영락없이 타고난 디제이(DJ)다. 김신부는 서울 동성고, 계성여고 등 가톨릭계 학교는 물론 일반학교까지 합쳐 50여 군데의 중.고등학교를 매일 찾는다. 그곳에서 학생들의 기쁨과 슬픔, 고민과 바람을 담아온다.
『사무실에만 있을 때는 잘 몰랐는데, 막상 현장에 나가 학생들을 만나보면 그들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천주교가 청소년들만의 재미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는 주문이 압도적이었죠』
그래서 김신부가 최근 열정을 갖고 도전하는 분야는 「대중문화를 통한 학교 복음화」 활동이다. 이는 서울 대학로 소극장에서 열리던 「신신우신」 공개방송을 일반 학교로 옮겨 펼치는 것. 그러나 방과 후 열리는 「보기 위한 공연」은 아니다. 정규수업시간을 빌려 선생님과 학생들, 대중 가수들이 능동적으로 공연에 참여하는 것이다. 즉 「함께 하는 공연」이다. 첫 타자로 지난 3월 28일 홍익여고와 5월 30일 상명고에서 열린 교내 공개 방송은 성공리에 마쳤다. 7월 여의도여고, 8월 서울지방경찰청 전의경, 10월 노원청소년수련관, 11월 성동여실고 등 다음 공연들도 기대를 모은다.
『학생들의 반응이 엄청나요. 소위 잘나가는 가수들이 한 자리에 모였는데, 그 진행을 로만칼라 한 신부님이 하니까요. 공부에 지쳐있는 학생들을 모아 놓고 주입식 교리공부와 기도만 한다면 과연 선교가 될까요? 이제 교회도 청소년들의 코드에 맞춰 접속 방법을 달리 해야 합니다. 우선은 문화공연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자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주어진 달란트 안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기쁘게 일하는 것. 그런 모습은 보기만 해도 참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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