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장애아를 친구로 둔 모든 어린이들에게 바치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처럼 친구들이 장애인을 도와주고 가방 같은 무거운 짐을 들어주는 세상, 그런 세상이 빨리 오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아주 특별한 우리 형」이라는 소설을 발표, 많은 이들에게 특별한 감명을 준 소설가 고정욱(안드레아.42)씨가 이번에는 장애아를 친구로 둔 아이의 희생과 갈등 그리고 우정을 그린 동화 「가방 들어주는 아이」(백남원 그림/사계절/102쪽/7000원)를 펴냈다. 장애아뿐 아니라 그 주변 친구들이 겪을 수도 있는 고통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하는 저학년용 창작동화다.
지금까지 장애를 소재로 다룬 작품들이 대부분 「장애인의 고통」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 작품은 「주변인의 고통」에 더 중심을 두어 관점의 변화를 시도한 점이 큰 특징.
장애 때문에 아이들에게 따돌림받는 영택이와 그런 영택이의 가방을 들고 다닌다는 이유로 놀림 당하는 석우, 그 둘 사이에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과 그로 인한 석우의 갈등이 작품의 주된 내용이다. 여기에 따뜻한 그림이 어우러져 작품의 깊이를 한층 더해 주고 있다.
실제로 저자 고정욱은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아 목발을 짚고 다니는 소아마비 1급 장애인. 그는 이번 책에서 「장애아를 돕는 것은 장애아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지만 그 친구들에게도 우정과 희생의 정신을 확인하는 기회를 준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한다.
고씨는 『편견이 가득한 어른에 비해 있는 그대로 볼 줄 아는 어린이들이 장애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인식을 조금씩 바꾸어 나간다면, 더 쉽게 그리고 더 빨리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작품을 통해 장애인들이 자신감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천주교 신자인 부인을 맞이하면서 신앙생활을 시작한 고씨는 1992년 문화일보 문예사계에 단편소설 「선험」이 당선돼 등단했다. 저서로는 장애인을 소재로 다룬 동화 「절름발이 소년과 악동 삼총사」, 「못다 핀 무궁화」, 「네 손가락의 즉흥 환상곡」, 「안내견 탄실이」 등이 있으며, 현재 성균관대 국문학과 강사와 수원가톨릭대학교 강사로 활동 중이다.
한편 이 책은 최근 「MBC! 느낌표 책을 읽읍시다」의 추천도서로 선정됐으며, 책의 수익금은 어린이를 위한 「기적의 도서관」 건립 운동에 쓰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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