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사형제도폐지 원년으로 삼으려는 종교계의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최영수 주교)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는 6월 3일 오후 7시 서울 혜화동성당에서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등 7대 종단 대표와 신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형제도폐지 기원과 이도행 무죄확정 감사미사」를 봉헌하고 종교계를 중심으로 사형폐지를 위한 사회적 여론을 모아 나가기로 했다.
이날 미사를 주례한 김수환 추기경은 강론을 통해 『사형제도가 폐지될 때 우리나라도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나라로 세계 속에 빛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사형폐지를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삶, 우리 가정에서부터 생명을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할 것』이라며 신앙인들의 결단의 삶을 당부했다.
김추기경은 또 『사형제도는 씻을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당사자와 주위에 심어주고 있으며 그 고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히고 『고통 속에 있는 이들이 주님의 은총을 체험함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되찾고 새로운 용기를 얻길』 기원했다.
미사에 이어진 2부에서는 「치과의사모녀 피살」 사건 범인으로 몰려 사형과 무죄선고를 번갈아 받다 8년만에 무죄판결을 받은 이도행(세바스티아노·42)씨가 나서 사형제도 폐지의 당위성을 역설해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이도행씨는 『죄를 짓지 않고도 사형당할 수 있는 현실만으로도 사형제도는 폐지돼야 한다』고 밝히고 『종교인들이 마음으로부터 뜻을 모아나갈 때 하느님을 거스르는 제도가 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7대 종단이 참여하고 있는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범종교연합」은 「2003년을 사형폐지의 원년으로」라는 제목의 공동 성명서를 발표해 『사형제도는 법의 이름으로 생명권을 빼앗는 제도적.사법적 살인』이라고 강조하고 ▲노무현 대통령 임기 내 사형집행 유보 선언 ▲사형폐지특별법안의 입법화 등을 촉구했다.
사형폐지소위는 이날 미사를 계기로 각 종단과 함께 올 한해동안 ▲생명문화 정착과 확산 ▲사형폐지법안 국회 본회의 상정 추진 ▲사형수의 무기형 감형 등을 목표로 다양한 연대활동을 펼쳐 나가기로 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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