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승호 4개월 동안 밥을 못 먹었어요. 그 예쁜 웃음 한번만 더 봤으면 좋겠는데, 저렇게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 제 자신이 원망스러워요』
삼성서울병원 8층 소아과병동. 잠든 줄 알았던 승호(대철베드로.10)가 다시 고통을 못이기고 신음소리를 낸다. 승호의 등을 토닥이며 달래는 어머니 서화숙(세실리아.41.서울 봉천동본당)씨의 눈에 다시 눈물이 맺힌다.
승호가 경기(驚氣)를 동반한 간질증세를 보인 것은 생후 8개월이던 1994년 11월. 이후 입퇴원을 반복하며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네 살 이후부터는 일어서지도 못하는 상태가 됐다. 승호는 97년부터 지금까지 꼬박 6년을 누워있다.
철분결핍성 빈혈, 알레르기성 장염, 마비성 장 폐쇄, 방광 요관 역류…. 뇌성마비로 인해 승호에게 찾아온 후유증은 열살 어린아이가 짊어지기에는 너무 벅차다. 마비성 장 폐쇄로 음식물을 먹지못해 3월부터는 심장 부근에 관을 삽입해 그 곳으로 영양제를 투여하고 있다.
적어도 97년까지 승호 가족에게는 뇌성마비 아들을 재활 시키려는 의지가 있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로 아버지 이정표씨의 의류 도매업이 부도나고, 얼마 안 있어 승호 마저 일어서지 못하면서 의지는 절망으로 뒤바뀌었다.
서화숙씨가 파출부로 나서면 치료비는 벌 수 있었지만, 승호의 상태가 나빠지자 일도 할 수 없게 됐다. 현재 아버지 이씨가 봉천동 비닐하우스에서 무허가 식당을 운영해 버는 30여만원이 승호 가족의 유일한 수입원이다.
사업 부도로 빚진 1억원. 그리고 눈덩이처럼 쌓인 치료비 1000여만원. 항상 누워 지내는 승호를 위해 특수 휠체어도 사줘야 하지만 현재로선 꿈도 꾸지 못할 형편이다.
요즘 서씨는 병원 원무과 직원들을 피해 다니고 있다. 서씨 집안 형편을 안 직원들이 병원비를 내라고 독촉하진 않지만, 너무 미안해 얼굴보기가 민망하다는 서씨.
『조그만 몸에 주사기를 저리도 많이 꽂고, 아프다는 말도 제대로 못하는 아이를 보려니 제 가슴이 미어집니다』
개구쟁이 소리를 들으며 또래 아이들과 뛰어 놀아야 할 아이. 하지만 승호는 가슴에 손가락 굵기 만한 호스를 꽂은 채 「아야!」 「아야!」하는 신음소리만 내뱉고 있었다.
※도움주실분=우리은행 702-04-107874 가톨릭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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