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국천주교회 교세통계표에 나타난 신자증가율 2%대 하락과 15.8%나 감소한 영세율, 35%를 넘어선 냉담자율 현황은 대희년을 기점으로 새복음화 재복음화 운동에 총력전을 펼쳤던 한국교회에 깊은 우려를 드리우고 있다.
90년대 후반들어 냉담자율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번과 같은 현실은 이미 예견된 것이기도 하지만 신자증가율이나 냉담자율 등이 예년에 비해 수치상으로 현격하게 감소 증가한데 대해서는 「올것이 왔다」는 의견마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신영성주의 뉴에이지 운동 등 최근 사회 전반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자연주의 흐름 경향 등 사회적인 요인과 맞물려 발생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데 그런 만큼 각 교구 및 본당의 복음화 정책은 기존의 「신자 배가운동」이나 「쉬는 교우 데려오기」등 안면을 통한 선교 방식에서 벗어나 시대흐름에 맞는 새로운 전략과 방향으로 선회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교세통계에서 영세율이 지난해 보다 15.2%나 감소한 것도 그같은 사회적 배경 안에서 해석돼야 한다는 것이다.
냉담자율·미사참례율
90년말 23.27%(64만1명)이었던 냉담자 비율은 2002년 통계에서 12% 정도 늘어난 35.1%의 수치를 보였지만 숫자상으로는 152만4758명을 기록, 10년여만에 두배 이상 늘어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냉담자 문제는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며 누적 현상을 드러내 왔다는 점에서 교회의 보다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원인 분석과 대안 마련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실제 본당마다 차이가 있으나 새 영세자를 찾는 작업에 비해 냉담자들을 교회로 불러들이는 작업이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못한 점도 사목자들이 눈여겨 봐야할 부분으로 꼽히고 있다. 그런 면에서 전문가들은 새 신자들의 영세후 관리 문제를 사목 현안으로 보다 구체화 시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계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주일미사 참여자율도 기존 신자들의 누수 현상을 짐작케 해주는 표지가 되고 있다. 95년말 34.82% 수치를 보이던 것이 99년에는 29.5%로, 2000년 2001년에는 각각 29.0% 27.7%의 비율을 드러냈고 2002년에는 26.5%까지 떨어져 조만간 신자 4명중 1명만이 주일미사에 참례하는 현상이 빚어질지 모른다는 걱정을 낳고 있다.
신자증가율
각 교구 신자증가율 결과에서는 수원교구가 5.4%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고 뒤를 이어 제주교구가 4.9%의 증가율을 드러냈다.
서울대교구는 2.8%, 대구대교구는 2.4% 증가된 수치를 보였으며 청주교구도 2.4% 증가된 모습을 나타냈다. 서울대교구 경우는 지난해 보다 0.7% 증가된 수치다. 제주교구도 전년 4.0%에서 0.9% 늘어난 비율을 나타냈는데 지난해 13.7%의 비약적인 증가율을 보였던 군종교구는 1.7% 증가에 머물렀다.
연령별 증가율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1세 미만 유아 증가율이 현저히 감소하는 현상이 드러났다. 이번 통계에서는 33.4%나 감소. 이러한 결과는 유아세례에 대한 젊은 부모들의 인식 부족과 함께 최근들어 현저히 나타나고 있는 저출산 현상이 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성사 영성(신심)
15개 교구의 영세자율은 지난해 7.5%에서 15.8%로 두배 정도 감소 된 것으로 드러났는데 전주교구가 8.8%, 청주교구가 3.3%의 증가율을 보인 것 외에 대다수 교구가 극심한 감소추세를 나타냈다.
연령별 영세자율을 보면 만 20~29세 연령이 18.7%로 많은 감소율을 보였으며 만 1세 미만이 17.4%, 13~19세가 15.0%, 30~39세가 14.9%의 감소율을 드러냈다. 또한 만 70세 이상의 3.0%를 제외하고는 다른 연령에서도 10% 정도의 감소율을 보였다.
지난해 혼인성사를 거행한 부부는 2만6794쌍이며 이중 1만6549쌍(61.8%)이 관면혼을 올렸다. 관면혼 비율은 지난해 62.3%에 비해 다소 낮아진 모습이지만 성사혼에 비해 아직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계 관계자들은 관면혼이 자녀신앙교육 문제 및 외짝 교우 문제 등을 발생시킬 우려가 큰 만큼 혼인교육에 대한 지속적 강조를 통해 성사혼 비율이 커질 수 있도록 사목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고해성사자 숫자는 지난해 475만6243명에서 467만512명으로 다소 줄어 든 수치를 보였고 성탄, 부활 판공성사 비율 역시 36.0%, 33.4%에서 28.7%, 28.1%로 감소했다.
영성(신심) 활동 부분에서 꾸르실료만이 증가추세를 보였고 레지오 마리애, MBW, ME, 성령운동, 포콜라레는 지난해 보다 수료자 및 회원들이 감소하는 경향을 드러내 전반적인 부진 현상을 나타냈다.
성직·수도자
성직자총수는 한국인 신부가 3193명이며 외국인 신부가 188명인 것으로 집계됐고 한국인 신부 경우 183명이 증가, 6.1%의 증가율을 보였다. 외국인신부는 지난해 4.7% 감소하는 경향을 드러냈던데 반해 3.3%나 늘어났다. 이는 국내에 유입되는 외국인 증가 현상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수도회 회원 현황 결과에서는 남자 수도단체들이 지난해 보다 22.2% 증가했고 남자 종신서원자도 9.9% 늘었다. 반면 유기서원자수는 1.1%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
여자수도단체 수는 증가되지 않았고 종신서원자 수는 2.8% 증가했다. 여자수도회원들의 숫자는 그간 계속 증가 추세를 보였으나 이번 경우 유기서원자수가 지난해 1.0% 증가한 것과 달리 14.6%나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 성소둔화 현상이 수치적으로도 드러나고 있다는 추측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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