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째 광화문을 지키고 있는 터줏대감. 서울 종로구 당주동 34-1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뒤편에 위치한 「미리내」는 80년대 초반 고등학교를 다녔던 학생이라면 한 번쯤은 가보았을 추억의 장소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학교 앞 분식집을 연상시키는 테이블과 탁자, 넓은 실내가 눈앞에 펼쳐진다. 약간 촌스러운듯 하지만 오히려 소박하고 정감어린 분위기가 오랜 친구를 만나 걸걸한 술자리를 갖기엔 제격이다. 2층과 3층에 마련된 실내는 조용한 식사를 원하는 젊은 여성들이나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자리를 채운다. 1~3층 전부를 사용하면 동시에 4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무엇이 주 메뉴라 할 것 없이 고루 인기를 얻고 있지만 식당 주인 최맹기(바실리오,60,서울 세종로본당),유순이(가타리나,55) 부부는 보쌈과 쟁반국수를 자신 있게 권한다. 국내산 암퇘지만을 사용한데다 각종 생약 성분 및 양념을 넣어 삶아낸 보쌈은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 매콤한 바탕맛에 달콤한 끝맛이 어우러진 보쌈김치는 해물을 많이 넣어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입가에 머문다.
큰 쟁반에 한아름 담아주는 쟁반국수는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를 정도로 푸짐하다. 돌돌 만 국수 위에 양념장과 채 썬 오이와 배, 깨를 뿌린 쟁반을 코끝으로 당기면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솔솔 풍긴다. 젓가락으로 휘휘 돌려 말아 입에 넣으면 쫄깃한 면과 사각거리는 야채가 기분 좋게 씹힌다.
경기도 파주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콩으로 만든 즉석 손두부 요리도 놓칠 수 없는 별미. 두부전골, 생두부, 두부부침 등은 어르신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입구에 비치된 콩비지는 무료 서비스.
사장 유순이씨는 『늘 기도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준비한다』며 『비록 화려하진 않지만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끈끈한 정이 가득한 공간으로 가꿔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자정까지. 주일은 쉰다.
※문의=(02)735-9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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