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시노드가 6월 11일 제4차 전체회의로 본회의를 마치면서 교구민 대표인 대의원 전체의 이름으로 「최종 건의안」을 교구장 정진석 대주교에게 제출했다. 최종 건의안은 9월 21일 교구장 주교가 폐막미사에서 발표하는 「최종 문헌」의 바탕이 되는 시노드의 최종 성과물이다. 서울대교구가 새로운 시대를 맞아 지향하는 미래 교회의 모습을 담은 최종 건의안의 개괄적인 내용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건의안은 총 182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항목은 7개 의안별로 정리돼 있다. 건의안은 서론(1~2항)에서 새 천년 새 시대를 맞아 거듭나는 서울대교구를 지향하며 특별히 『서울대교구의 모든 사목활동의 중심은 무엇보다도 「친교의 공동체로서의 교회상」을 구현하는 것』임을 재확인하고 있다.
1. 평신도(3~54항)
“교회직무 대폭 맡고 가정 사목 강화하자”
평신도 분야는 모두 52개항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평신도의 소명과 사명, 가정, 여성, 노년 등 4개 영역으로 세분됐다.
건의안은 한국 천주교회가 평신도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탄생한 교회라는 놀라운 역사와 전통을 주목하면서 「교회 안에서 주변적이고 보조적인 인물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등 교회 공동체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고 스스로의 소명의식을 일깨우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평신도는 세상의 성화에 이바지하도록 불렸음을 지적하면서 『가정성화를 비롯해 생명 수호와 환경 보호, 인간 중심의 정치 경제 사회 생활, 문화의 복음화 등 인간의 존엄성을 수호하고 증진하는 공동선 구현을 위해 투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성과 관련해 평신도 평생 교육의 필요성과 교리교육 강화가 강조됐고 평신도 지도자 양성을 위한 「평신도 센터」 설립이 제안됐다.
평신도 사도직의 활성화 문제에 대해 우선적으로 성직자, 수도자에게만 성화 소명이 있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는 「평신도」라는 용어 대신 성화 소명의 보편성을 추구하는 적절한 명칭을 찾아야 한다고 건의했다.
평신도 사도직의 활성화를 위해서 본당과 교구의 사목협의회를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한 건의안은 아울러 교회 생활에 있어서 평신도의 공동 책임을 확대하기 위해 서품이 필요하지 않은 교회의 모든 직무를 평신도들이 폭넓게 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별히 평신도의 전문성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한편 가톨릭 신앙의 토착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건의도 있었다.
사랑의 공동체로서 가정에 대한 사목활동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부부간, 부모와 자녀간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정 해체를 예방하고 가정 폭력을 근절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현재 운영되는 혼인 전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생명의 못자리로서 가정을 위해 출산장려운동과 생명운동을 확대해야 하며 낙태 예방과 자연출산조절법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됐다. 가정의 복음화를 위해서 가정기도를 생활화하고 가족들이 함께 미사에 참례하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제안이 있었다.
본당과 교구 차원에서의 가정 사목이 강화돼야 한다는 건의가 있었으며, 어려움에 처한 가정이나 소외계층 가정의 고충을 덜어줄 수 있는 사목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됐다.
각 본당, 지구별로 「가정 상담소」가 설치돼야 하며 교구내에 「가정사목 상담 센터」를 설치하는 한편 본당 사목협의회에도 가정분과를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가정사목의 기획, 연구를 위한 「가정사목연구소」 설립이 제안됐다.
여성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의 필요성이 지적됐고 이를 위해 여성 문제를 전담하는 부서가 교구에 설치돼야 한다는 건의가 있었다. 이 부서는 여성 신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교구 사목에 반영하며 교구의 모든 여성 관련 정책을 전담한다.
여성 신자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해야 하며 남녀 평등 교육이 실시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건의안은 특별히 교회 활동의 60%를 차지하는 여성 신자들이 수치상으로는 교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위상과 역할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점에 주목하고 교구내 각종 위원회와 교구?본당의 사목협의회와 기구, 전례에 여성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적극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건의했다.
여성의 인권 문제에 대한 활동이 권장됐다. 교구나 본당 차원에서 억압이나 폭력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을 위해 여성 인권, 여성 권리, 여성 근로자들을 위한 탁아시설, 성폭력과 가정폭력을 비롯한 여성에 대한 폭력의 근절 활동에 참여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인 사목에 대한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있었으며 노인사목 전담부서 설치와 노인주일 제정, 노인 예산 확충의 필요성이 건의됐다.
2. 수도자(55~70항)
“인성 교육 강화하자”
수도자에 대해서는 정체성, 사명과 역할, 양성과 교육, 교구 사도직과의 관계 등으로 나눠진다.
우선 정체성과 관련해 평신도들의 올바른 이해와 함께 수도자 스스로 자신들의 정체성 확립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구 차원에서 수도자의 정체성에 대한 이해를 위해 신학교에 개설된 수도생활에 대한 교과목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고 예비신자 교리와 신자 재교육에도 수도자에 대한 내용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수도자의 사명은 하느님의 현존을 증거하고 영적 동반자의 역할과 예언자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특히 수도자들은 사도직에 파견되기 전에 수도자로서 자신들의 사명과 역할, 사도직에 대한 충분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도성소 계발을 위해서 수도회와 수도생활을 소개하는 다양한 기회를 마련해주어야 하며 특별히 수도자의 날을 교구 차원에서 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각 본당에는 성소 계발 분과를 설치하자고 건의했다.
양성과 관련해서는 수도자의 인성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양성을 위한 전문 교육기관의 설립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즉 교육인적자원부의 공인을 받은 4년제 대학이나 전문대학 등의 설립 지원을 건의했다. 또 전문 양성가를 양성하는 기관을 설립하거나 미래 양성가들의 육성을 위해서 모임을 개최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다.
교구 사도직 안에서의 수도자에 대한 문제를 위해서는 교구 안에 「수도자 사무국」을 두어 수도자들과 관련된 제반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수도자들의 역할 분담에 대한 기본 지침을 작성할 필요성이 지적됐다.
3. 성직자(71~90항)
“생활 전담기구 두자”
성직자 분야에 대해서는 직무와 양성, 생활로 나눠진다. 먼저 사제 직무와 관련해 사제들이 영적 재충전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과중한 사목적 업무로 제대로 기도를 못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의 바른 사제, 섬기는 사제, 대화하는 사제의 모습이 필요하며 미사와 각종 성사 거행과 관련해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사제 양성에 대해서, 예비신학생 제도를 지구 차원에서 운영하는 방안이 건의됐고 본당과 성소국, 대신학교의 긴밀한 협력 체제 구성의 필요성이 제안됐다.
대신학교 교육과정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대신학교 학장을 중심으로 교육과정 연구 기구를 설치해 신학교 교과 및 양성 과정을 연구 건의하고 이를 시행에 옮기도록 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신학교 교육에서 사목적 양성 부분, 즉 특별히 실천적인 성격의 과목들은 사제 평생 교육원과 연계해 교육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사제 생활과 관련해서는 성직자의 제반 생활을 전담하는 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무처 산하든, 별도의 「성직자국」이든 합리적 인사 이동과 소임지내 구성원간의 분쟁 조정, 평생교육, 성직자 생활 전반 업무를 담당하는 기구가 교구청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제의 취미활동, 성적인 문제 예방을 위한 지침을 세워달라는 건의가 있었고 성직자의 업무 시행 세칙 뿐만 아니라 생활지침까지 포함하는 전반적인 「성직자 편람」이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은퇴 후 사제들의 생활에 대한 대책, 도움이 필요한 사제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며 일부 사제들을 대상으로 한시적인 본당 사목을 위한 공동 사제관 운영에 대한 건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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