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무엇인가를 성취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고, 또 성취하고자 결심합니다만 그 결실은 그리 크지 않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듯이 결심이 생활 속에서 실천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왜 결심이 실천으로 연결되지 않을까요! 인간의 게으름과 나약함이 그 이유입니다만 또 다른 이유는 우리가 성취하고자 하는 무엇, 즉 목표 설정의 잘못 때문이라 합니다.
우리는 목표를 설정할 때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거나 가치 있게 여기는 무엇을 목표로 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혹은 사회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기 때문입니다.
절실하지 않기에 중요성을 알 수 없고, 또 간절히 의식하지 않기에 나와 분리된 무엇으로 남게 되고, 자신과 분리되었기에 실천의 장에서는 긴급하고 중요한 일에 눌려 점점 더 뒤로 밀려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목표가 자신에게서 나왔다 하더라도 자신의 역할과 분리되어 있다면 실천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직원이면 직원역할에 맞갖은 목표를 설정해야 하는데 자신의 역할을 넘어서는 무엇을 목표로 가지는 경우입니다.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정의 화목을 원하고, 가정의 화목을 위해 부부가 결심합니다만 그 결심은 내가 할 일 보다는 상대가 해야 할 일을 목표로 삼기에 결실이 없게 됩니다. 삶은 역할과 결코 분리될 수 없기에 역할과 연결된 구체적인 목표를 가질 때 목표는 의미를 가지게 되는데 너무 이상적이고 욕구적인 목표에 집착한 나머지 허상을 쫓게 되는 우를 범하게 됩니다.
그리고 세 번째 결심이 실천되지 않은 이유는 결심이 너무 막연하다는 것입니다. 나는 이러 저러한 일을 하겠다고 결심합니다만 그것을 들여다보면 언제 하겠다는 구체적인 기간도 없고, 또 그것의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중간 목표 없이 막연히 이러저러한 일을 하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기간과 구체성이 없는 목표는 하나의 꿈에 머물 수밖에 없기에 꿈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구체성이란 소재가 무엇보다 필요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목표는 자신의 진정한 가치와 연결되면서 동시에 역할과 연결된 구체적인 것일 때 의미가 있는 것이고 이점은 신앙 안에서도 똑 같이 적용됩니다.
오늘은 초대교회의 두 기둥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 축일입니다. 성 베드로. 어부로서 예수님의 첫 제자가 되신 분으로 열두 사도의 명단에서 항상 앞자리를 차지하고, 기적의 현장에서 뿐 아니라 예수님의 공생활 중 가장 많이 등장하는 사도로, 이름 자체에도 드러납니다만(베드로는 반석이라는 뜻) 교회의 반석으로서 예수님 사후 초대 교회를 이끌어 가신 분입니다.
물론 이분은 장점 뿐 아니라 인간적 약점을 고루 지니신 분이셨습니다. 예수님에 대한 영웅적인 사랑을 간직하면서도 동시에 인간적 욕심 때문에 예수님의 말씀을 곡해하기도 하고, 예수님께서 잡혀 가실 때 대제관의 종의 귀를 자르며 저항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예수님을 배반하기도 하는 인물이요, 순교를 두려워 도망치기도 하지만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기꺼이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하신 너무나 인간적인 분입니다.
어떻든 이분은 초대교회의 초석을 놓기 위해 순교하기까지 온몸을 바치신 교회의 영웅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삶도 극적입니다. 기원전 5년경 다르소의 히브리 가정에서 태어난 독실한 바리사이파로서 율법학자 후보생이었고, 성장한 후에는 교회박해의 선봉장이었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분은 『사울아 네가 왜 나를 박해하느냐』하는 한마디 음성에 회개하여 박해자에서 복음 선포자로 변모합니다. 그 후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에게 매료되어 예수님을 생의 전부로 여기고 복음 선포를 위해 일생을 바친 분으로 교회가 세계적 종교로 성장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신 사도입니다.
지면상 여기서 두 분의 생애를 다 개관할 수는 없습니다만 이 두 분을 보면서 느끼는 교훈은 이 분들이야말로 자신의 역할과 연결된 참으로 가치 있는 목표를 지니신 분들이었다는 것, 그리고 그 목표를 위해 죽음까지도 초극한 일관된 삶을 살았다는 점입니다.
교황주일,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인 교황님의 영육간의 건강을 기원하면서, 복음의 베드로 사도처럼 주님께 대답할 수 있는 나만의 신앙 고백문과 역할과 연결된 나만의 신앙 목표를 준비하는 한 주간의 삶이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말씀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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