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학대(Emotional Abuse)」라는 말은 우리 나라에서 아직 생소하다.
게다가 그 때문에 생긴 상처를 영적, 혹은 신앙적으로 치유한다는 주장은 더욱 낯설다.
특히 아이의 훈육 수단으로 체벌을 인정해 온 전통 때문에 아동 학대의 심각성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 우리 나라의 현실에서 사람들은 정서적 학대를 학대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서적 학대는 신체적 학대와 달리 겉으로 보이는 흔적이나 증거가 없기에 그 심각성이 충분히 인식되지 않을 뿐 아이들에겐 치명적인 상처로 남아 어른이 되어서도 그 영향을 미친다.
우리의 습관적인 말이나 행동이 아이들에겐 치명적인 상처로 남아 어른이 되어서도 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그리고 일생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이 책은 정서적 학대를 받으며 자라 온 저자가 직접 저술한 것으로, 정서적 학대에 대한 원인과 현상을 분석하고 치유 여정을 상세하게 알려준다.
정서적 학대의 정의와 학대받은 후 나타나는 여러 현상, 그리고 치유를 위한 묵상과 기도 등 각 단계를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호소력 있는 문장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
또 책 후반부에는 정서적 학대가 종교, 즉 신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세밀하게 서술하고 있다. 문종원 신부(성령쇄신봉사회 전담)의 깔끔한 번역이 돋보이는 책이다. (낸시 벤벵가/문종원 옮김/생활성서사/152쪽/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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