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의 목적은 하느님을 갈망하는 이들을 위한 것입니다』
300여년 전 이탈리아 아씨시의 비아산 쟈코모에서는 오직 하느님만을 찾는 회원들의 「작은 모임」이 열렸다. 모임의 회원들은 쇠퇴해져 가는 프란치스칸의 정신을 쇄신하고 성 프란치스코 제3회가 다시 활성화되길 갈망했다. 그리고 이들은 프란치스코 성인의 모범을 따라 다만 완덕을 추구하기 위해 거룩한 가난의 삶을 시작했다.
1년 후인 1703년 1월에는 「델 질리오의 3회」라는 명칭으로 첫 공동체가 이뤄졌다. 이후 200년 간 33명의 정원제로 유지돼 온 이 공동체는 1902년에 이르러 전교수녀회로서 새 모습을 갖추고 해외선교에 나서게 됐다.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전교 수녀회」라는 명칭은 1977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과 시대적 요청에 따라 회칙과 함께 개칭된 것이다.
이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전교 수녀회(관구장=서계순 스텔라)」가 한국에 첫발을 내디딘 때는 1980년 7월 13일. 이탈리아 아씨시 모원에서 양성을 받고 종신서원을 한 한국인 김골롬바 수녀를 비롯해 3명의 선교사에 의해 진출됐다. 1996년 9월에는 「한국 순교 성인 준관구」로 승격했고, 2001년 10월 관구로 승격했다. 수녀회의 설립자인 요셉 안토니오 마르케 셀리(1676∼1742) 신부와 안젤라 마리아 델 질리오(1658∼1736) 수녀는 각각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소속 신부와 프란치스코 재속 3회 회원이었다.
동정녀로서 프란치스코 3회의 이상을 완전하게 살기를 원했던 안젤라 수녀의 열망은 완덕생활에 대한 마르케 셀리 신부의 간절한 원의와 계획에 합해져 작은 모임을 이루게 됐다. 마르케 셀리 신부는 기도하는데 끊임이 없었으며, 금욕적 영신적 전기적인 성격의 책을 많이 펴낸 작가이기도 했다. 안젤라 수녀는 겸손과 사랑으로 극기와 기도생활의 큰 모범이었다.
설립자들은 성 프란치스코의 유언 말씀인 『형제 자매들이여, 하느님이신 주님께 대한 봉사를 시작합시다. 지금까지 정말 조금밖에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라는 말씀을 모토로 수도생활을 시작했다. 이들이 수도회를 설립한 가장 큰 목적은 성 프란치스코가 세운 3회의 회칙에 따라 사는 사람들의 쇄신과 성화의 장소가 되기 위함이었다. 공동체는 「하느님께만 맛들이고, 예수님께 기쁨을 드리며 마음은 살아있는 성령의 궁전」이 되며, 회개를 통해서 이에 도달할 수 있음을 가르쳤다.
「회개」란 하느님만을 사랑하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이다. 매일의 생활 안에서 작은 것들을 포기하면서 더 큰 포기와 자기 이탈을 지향하는 것이며 인간에 대한 사랑 때문에 십자가에 매달린 그리스도와 일치하기 위해 자신을 위한 어떤 것도 남김없이 송두리째 바치는 것이다.
또한 설립자들은 「하느님께 맛들인다」는 것은 강한 사랑을 갖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사랑은 자신의 생명도 내거는 사랑이다. 특히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전교 수도회는 공동체 생활 안에서 서로를 향한 사랑을 귀중히 여긴다. 이 사랑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헌신 봉사하는 무한한 애덕의 원동력이 된다.
매일의 삶 안에서 작고 평범한 것들이 성화의 기회가 되는 삶.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전교 수녀회」의 생활은 회개의 삶을 살며, 인간을 위해 가난한 자 되신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과 초기교회의 모범에 따라 「가난」과 「형제애」에 대한 삶을 가꿔나가고, 성령이 살아 숨쉬도록 끊임없이 기도하고, 「자선 행위」를 실천하며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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