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야훼는 부지런한 농부다. 쉬지 않고 물을 주며 잎이 마를 세라 밤낮으로 보살핀다」(이사야 27, 3).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6월 26일. 조금은 서툴지만 부지런히 잡초를 뽑고 있는 청년들이 보인다. 뙤약볕 아래 연신 굵은 땀방울을 훔치면서도, 배운대로 들은대로 최선을 다할 뿐이다. 4시간 동안 진행된 오전 일과. 청년 농부를 연상시키는 둥그런 밀짚모자와 작업복은 온통 흙탕물로 젖었지만, 보람으로 가득한 얼굴엔 웃음꽃이 만발이다.
서울대교구 소속 대신학교 2학년 학생 35명 전원이 6월 23일부터 28일까지 5박6일간 「생태 농활」에 나섰다. 이번 농활은 특별히 농촌체험을 통해 땀의 의미를 배우고 농민과 노동자, 농민사목에 대한 의식을 일깨우고자 마련한 자리.
신학생들이 머문 원주교구 광격리 공소는 10여년전부터 유기농을 실천해 온 대표 지역이다. 서울대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와 꾸준히 연계해 온 이 지역은 현재 벼, 감자, 대추 등을 유기농법 또는 무농약으로 재배하고 있다.
첫날, 「예비 사제」들은 원주교구 가톨릭농민회 이병우 총무로부터 원주교구의 농촌현황과 함께 유기농법 실천 사례에 대한 설명을 들었으며, 오리농법과 퇴비발효, 생협을 통한 직거래, 유기농산물 등과 관련된 교육도 함께 이뤄졌다. 둘째 날부터 시작된 현장 체험. 모두 6개조로 봉사팀을 구성한 신학생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신자들이 운영하는 논밭에서 일하며 「땀」의 의미를 배웠다. 봉사 일정 마지막 날에는 인근 마을 어르신들을 초청, 조촐한 파티를 마련하기도 했다.
대표 이재협(도미니코.21.서울 잠원동본당) 신학생은 『농활 체험을 통해 땅의 소중함과 평소 경험해보지 못했던 농민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면서 『사제의 길을 지망하는 신학생으로서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농민들과 함께 하는 사목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공소회장 허균(다두.56)씨는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폭우가 쏟아지는 여건에서도 성심 성의껏 봉사활동을 해준 예비 신부님들의 모습에서 우리 신자들 모두 커다란 기쁨과 위로를 받았다』며 『이번 봉사활동을 위해 애써 주신 모든 신학생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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