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를 살아간 지식인, 특히 문화운동을 통해 한 시대의 고뇌를 집적해낸 지식인들의 삶은 오늘에 어떠한 모습으로 투영되고 있을까.
한국교회사연구소 최기영(스테파노.46) 연구실장이 최근 펴낸 「식민지시기 민족지성과 문화운동」은 일본 제국주의라는 압제의 그늘에서 문화라는 무기를 통해 역사의 질곡에 항거한 지식인의 도정을 살핌으로써 역사에 대한 새로운 이해로 이끈다.
「…문화운동」은 한국근현대사학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한말 계몽운동을 집중적으로 연구해온 지은이가 일제강점기 국내외에서 전개된 민족운동으로 시야를 확대,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이뤄진 문화, 언론운동에 주목해 이 시기 역사를 새롭게 해석해낸 성과물이다.
지은이가 90년대 후반기에 발표한 논문을 새롭게 발굴된 자료를 이용해 수정,보완해 묶어낸 「…문화운동」은 일제의 탄압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정을 살핌으로써 제국주의 극복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진 지식인의 문제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총 3부로 이뤄진 「…문화운동」은 각 부별로 3장씩의 세부내용을 담아 우리 민족이 압제를 극복하고 해방 이후 새로운 민족적 삶을 틔울 수 있었던 맹아를 지식인이 중심이 된 문화와 언론에서 찾아내는 신선한 시각에 가 닿게 한다.
「국내에서의 국학 연구」라는 제목을 단 제1부는 조선어연구회 진단학회 등 국어 연구단체들의 활동을 중심으로 민족정신을 담아낼 그릇인 국어를 지켜내려는 지식인들의 노력을 살필 수 있다.
제2부 「노령.중국에서의 언론운동」은 신문학의 개척자인 춘원 이광수와 「황성신문」 「대한매일신보」 주필로 활동하다 러시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전개된 신채호의 문필활동을 비교해볼 수 있게 해 눈길을 끈다.
특히 한말과 일제강점기 미주지역 한인들에 의한 언론활동을 다룬 3부는 그간 잘 알려져 있지 않던 해외 한인들의 궤적을 더듬을 수 있는 내용들이 실려 새로움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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