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도 한국과 같이 한때 남북한으로 분리돼 전쟁을 겪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형제적 나눔 입장에서, 또한 베트남 교회 성인들의 순교정신을 본받아 한국교회의 민족 화해 노력에 일익을 담당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천주의 성요한 수도회 베트남 관구 소속 왕덕(요셉.33)수사와 웬떤끄엉(예로니모.30) 수사는 한국교회의 중국 지원 활동 및 대북 선교를 돕기 위해 한국 파견을 자원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들이다.
2001년 4월 한국에 온 후 전남대 서강대에서 9개월 넘게 한국어 연수과정을 밟으며 그 준비에 몰두해온 이들은 오는 8월 말경 중국으로 떠난다. 수도회 한국 관구가 운영 예정인 말기암 환자 호스피스 병동이 9월 착공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의 한국 생활이 문화적 차이로 쉽지 않았던 만큼 중국에서의 활동도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현지의 한국인 수사들을 도우면서 사랑 정신으로 최선을 다하면 성령께서 도움을 주실 것』이라고 말한 두 수사는 『한국어 연수를 마치고 나니 중국 생활도 잘 견뎌낼 용기가 생기고 기분도 한결 가벼워 졌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직 간호사 출신인 이들은 『한국교회의 열심한 신앙심과 선교 역사가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들려주면서 『또한 한국인들의 근면 성실한 모습과 투철한 봉사 정신 등을 지켜보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두 수사는 한국에서의 생활 경험을 이야기 하던 중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한국 사람들이 미국 일본인 등 선진국 사람들에게는 친절하지만 페루 베트남 등 아시아 및 제3세계에서 온 이들은 무시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는 것.
『한국인 수사들과 함께 사도직을 수행하면서 앞으로 한국 교회와 베트남 교회를 잇는 가교 역할을 자연스럽게 하게될 것 같다』는 이들은 『한국의 남북 통일이 앞당겨지면 북한선교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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