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탕골 미술관 전경.
경기도 양평, 산과 물로 구비구비 둘러친 1만여평 터에 야외전시장, 공연장, 아트숍, 도자기.공예.금속공방, 미술전시장에 팬션까지 들어선 가족문화리조트 「바탕골 예술관」이 자리하고 있다.
예술관은 지난 6월, 바람직한 여가문화의 발굴 공로로 「2003 가족여가문화상 단체상」을 수상했다. 「볼거리 짓거리 할거리 먹거리」 공간이 다 들어선 이곳에서는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여름축제가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다.

▲ 박의순씨는 자신의 예술적 끼와 열정을 살려 양평에 「바탕골 예술관」을 설립,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체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바탕골을 「예술의 성당」 이라고 생각하며 운영하고 있습니다』 구교우 집안에서 고지식한 교리교육을 받아온 그는 수녀원에도 들어간 적이 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이 무엇인지 깨닫기까지 많은 시간과 갈등을 겪었다. 한켠에선 예술적 기질들이 폭발하기 전 화산처럼 무성한 연기를 내며 끓어오르고 있었다.
『신앙생활도 그림그리기도 무식하게 같이 하고 싶다. 내 자유를 표현하자』
오랜 갈등을 내동댕이치자 꾹꾹 눌러뒀던 신앙심과 예술적 심성들이 어우러져 터져나왔다.
『어머니의 뱃속, 성모님의 품…. 수십년 동안 그림으로 형상화한 모티브들입니다. 「바탕골, 즉 바탕이 되는 고을」도 푸근한 고향, 그 따뜻한 곳과 하나의 의미죠』
감히 꿈도 꾸지 않았던 문화공간이었지만 박씨는 열정과 끼로 추진했다. 시작은 지난 86년 서울 대학로에 설립한 바탕골 소극장이다. 끝까지 반대한 남편이 『교황님 사인을 받아오면 허락하겠다』고 하자 바티칸까지 한달음에 가서 수백만 관중 앞에서 교황의 친필도 받아낼 만큼 열정을 보였다.
몇년 후 떠오른 생각이 『이젠 가족을 위한 종합적인 문화 체험 공간과 프로그램이 필요하다』였다. 누구보다 날카로운 선견지명이었다.
『원래는 이 터에 관광객을 위한 성당을 짓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미술관에 대한 욕심을 버리기가 쉽지 않더군요. 현재 예술관 내에 자그마한 기도의 집을 지으려고 준비 중입니다. 어떤 종교를 가진 사람이든 자연스레 와서 기도도 하고 명상도 하고 쉬었다 갔으면 좋겠군요』
전망좋은 산자락에 세울 십자가의 길 14처는 주문도 벌써 해뒀다. 실천은 즉시, 그림을 창작할 때는 하나하나 자식을 낳는 것처럼 귀하게 탄생킨다는 그는 『인생에 있어서 완성된 작품은 없다』며 오늘도 바탕골을 찾는 이들에게 전해줄 「꺼리」를 찾아 즐거운 고민에 빠져든다.
※바탕골 예술관 문의=(031)774-0745, www.batango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