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란지교(芝蘭之交)를 꿈꾸며」의 시인 유안진(글라라.62.서울대 아동학과 교수)씨의 신작 에세이집. 인생의 선배가 후배들에게 보내는 편지인양 정겹고 감성적인 어조로 삶의 지혜를 풀어놓았다.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 책에서 첫 부분은 진사집 손녀딸로 태어나 글놀이를 즐기던 어린 시절의 추억 등을 다룬 작가의 자전적인 회고담. 「Y담 한시」를 종알거리던 유년 시절, 자신을 문단에 등단시켜준 고(故) 박목월 시인과의 인연 등 시인의 개인사가 등장한다. 박목월 시인이 유시인의 문단 추천에 무척 엄격했음을 들려주는 일화가 특히 흥미롭다.
두 번째 부분은 꽃잎 띄운 냉차와 풀잎과 꽃으로 수놓은 창호지, 금줄에 얽힌 조상들의 지혜 등 옛것에 대한 추억과 선조들의 멋스러움과 지혜를 시인 특유의 섬세한 필체로 맛깔스럽게 풀어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한국 여성에 대한 작가의 새로운 시각을 담았다. 계약결혼의 이상적인 모습을 보인 기생 황진이, 시대적 한계를 극복하고 학자로 이름을 날렸던 인수대비 등의 예를 들며 한국 여성의 저력을 높이 평가했다.
(유안진/중앙M&B/250쪽/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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