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 다리가 너무 아파요. 붕대 좀 풀어주세요…』
잠든 줄 알았던 예인(젤뚜르다.7)이가 다시 울음을 터뜨린다. 양쪽 다리에 자신의 몸집보다 더 두꺼운 붕대를 감고 병실에 누워있는 예인이의 얼굴을 볼 때마다 목이 메이는 어머니 이선혜(마리아.36)씨. 마음을 독하게 먹고 울음을 참는 듯했다.
예인이가 「선천성 골기형 척주 옆굽음」 증세를 보인 것은 생후 14개월이던 지난 1998년.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하던 아이는 얼마 걷지 못하고 힘없이 주저앉고 말았다. 가난했지만 외동딸의 재롱에 웃음 그칠 날 없었던 아버지 전해선(필립보.45.수원교구 포일본당)씨와 선천적 왜소증을 안고 태어난 이씨에게는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일이었다.
눈앞이 캄캄했다. 가슴을 치며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대로 주저앉을 수만은 없었다. 30평생 「장애인」이란 멍에를 지고 살아온 이씨. 자신의 아픔을 자식에까지 물려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3년 동안 다리 교정기에 의지해 살아온 예인이는 지난 7월 25일 양측 하지 교정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도 수술은 성공적. 앞으로 2차 수술과 꾸준한 재활 치료를 하며 결과를 살펴봐야 알겠지만 일단은 희망적이다. 문제는 도저히 감당할 길이 없는 치료비.
벌써 수술비만 1000여만원이 든 데다 퇴원 후에도 통원치료 및 성장 호르몬 주사를 맞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어느 한 곳 도움을 구할 곳도 없어 전씨 부부는 막막할 따름이다. 전씨가 일용직 근로자 생활을 하며 그런 대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었지만, 5년 전 오토바이 교통사고를 당해 그나마 일도 그만두어야 했다. 사고 후유증으로 인해 만성골수염을 앓고 있는 전씨는 현재 지체 장애 6급 판정을 받은 상태. 수입이라곤 전혀 없이 보증금 월세 25만원의 지하 단칸방에 살며 정부로부터 장애인 가구 지원 명목으로 월 9만원의 교육비를 받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전씨 부부는 「하느님께서 우리 가족을 버리시지는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그 동안 예인이에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주지 못한 것이 그저 한스럽기만 한 부모는 그저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길 뿐이다.
유난히 장난기가 많은 꼬마숙녀. 귀여운 외모에 명랑한 성격, 똑부러진 말솜씨로 주변 어른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예인이. 가수가 꿈인 예인이는 오늘도 병상에 누워 엄마 손을 꼭 잡은 채 힘없이 기도한다.
『하느님, 저 얼른 나아 튼튼한 다리 갖게 해주세요. 학교에 가서 친구들이랑 맘껏 뛰어 놀고 싶어요…』
※도움주실 분=우리은행 702-04-107881 (주)가톨릭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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