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를 맛깔스럽게 요리하는 집이 있다. 마산교구청에서 맞은편 골목으로 7분여 걸어가면 「장어국집」이라는 조그마한 식당이 나온다. 겉모습이나 실내장식은 소박하지만 푸근한 느낌을 주는 이 집앞에는 사람들이 잇달아 줄을 선다.
18년을 넘게 장어 전문집으로 지역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이 집의 주인은 정성어(바오로.74)-김분연(세실리아.72)씨 부부. 마산교구 상남동본당 신자인 노부부는 하루를 기도로 시작해 기도로 끝맺는다. 「식당을 찾는 손님들의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가 기도의 주된 내용.
새벽 어시장에서 싱싱한 장어를 사와 국도 만들고, 구이도 만든다. 푹 고아 채로 거른 장어국은 담백한 맛의 절정이다. 손수 담근 고추장에 버무려 화덕에 구은 장어를 각종 채소에 싸서 먹는 맛도 일품. 오징어 젖갈, 국물 김치 등의 밑반찬에 할머니가 개발했다는 탕국을 곁들이면 장어 맛이 배가된다. 멸치 우려내 만든 물에 조갯살과 어묵 두부 등을 넣어 요리한 탕국은 이색적. 장어는 모두 자연산. 기름기 많은 양식 장어는 절대 쓰지 않는단다. 그래서 새벽에 사온 장어가 다 팔리면 그날 장어 요리는 끝. 어떤 요리에도 조미료는 안쓴다.
노부부는 『경기가 어려워 다른 식당에는 손님이 없지만, 우리 식당에는 꾸준히 손님이 오고 있다』며 『이 모두가 주님의 배려』라고 즐거워 한다. 신앙인이 된지 48년째라는 김할머니. 『요즘 허리가 아파 서 있기도 힘들지만 그래도 내 손 맛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식당을 계속할 수 밖에 없다』며 『언젠가 그만두면, 여생을 봉사자의 삶으로 가꾸고 싶다』고 말한다. ※문의=(055)246-2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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