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23세께서 회칙 「지상의 평화」를 통해 말씀하셨듯 평화는 가능하다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 땅에 살고있는 우리들은 이에 대한 믿음이 너무나 부족한 듯 합니다』
정전협정 체결 50돌을 맞아 전국의 각 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천주교인권위 등 교회 내 20여개 단체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천주교연대」 결성을 이끌어낸 청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총무 신성국 신부는 고백과도 같은 말부터 쏟아냈다. 그의 말은 평화를 이야기하면서도 그것을 위한 실천이 따르지 못하는 우리 자신을 향한 질타와도 같았다.
『대다수 나라가 전쟁이 끝난 날을 기념하는데 전쟁이 일어난 날을 기념하는 것은 난센스입니다. 그만큼 진정한 평화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살아온 것이지요』
많은 이들이 한국전쟁의 종전일을 모르듯 분단체제에 안주하는 현실에서 평화운동의 당위성을 찾게 됐다는 신신부는 「신앙 따로, 사회적 신념 따로」인 상황을 문제해결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평화는 모든 이들이 함께 누릴 때 의미있는 것이고 그 가치를 발현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져야 할 십자가는 평화체제를 만드는 길에 나서는 일입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핵위기가 불거져 나온 이유도 「정전협정」으로 상징되는 휴전구조에서 찾고 있는 신신부는 이 구조를 바꾸지 않고는 우리 시대의 평화를 실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한다.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는 말씀처럼 하느님께서 주시는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평화를 위한 노력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쟁으로 인한 피해의식과 분단의식을 떨쳐버리고 평화가 가져다주는 공동선에 눈을 뜨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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