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박경리(데레사,77)씨의 대하소설 「토지」가 청소년용 12권으로 완간됐다.
원고지 3만여장에 19세기말에서 20세기 전반까지 한반도와 만주, 일본 도쿄를 무대로 펼쳐지는 서사구조, 700여명에 달하는 등장인물 등 웅장한 작품이 청소년용으로 만들어지면서 분량이 5000여장 정도로 줄었다.
하지만 청소년용 「토지」는 단순히 분량을 줄이는데 머물지 않고 전체 서사의 흐름과 고유어의 생생함을 살리고 서사를 주된 줄기를 하되 자연스럽게 작가의 사상, 특히 생명사상을 드러낼 수 있도록 했다.
작가는 머리말을 통해 일제 강점기 핍박과 억압의 시기를 청소년들에게 알리는 동시에 『인류와 이 세상에 생을 받아 나온 모든 생명의 삶의 부조리, 그것에 대응해 살아남는 모습, 존재의 본질적 추구를 생각해보자』고 말한다.
청소년 토지의 대상은 초등학교 고학년생부터 중학생까지. 권당 450매 내외로 분량을 조절하고 동양화가 김옥재씨의 삽화가 곁들여졌으며 각권 마다 뒷부분에 역사적 배경이 되는 사건이나 주요 인물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원작은 26년여의 집필 기간이 말해 주듯, 방대하고 웅장한 구조로 완독이 벅찬 소설. 저자나 출판사들에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토지를 구상해왔었다. 최초 완간 출판사인 솔출판사에서도 일반인을 위한 쉬운 토지를 기획하기도 했었다.
이번에 나온 청소년용 역시 작가와 교육현장 일선교사들의 오랜 바람의 결과로 연세대 최유찬 교수가 전체 가닥을 잡고 토지 연구가 이상진씨가 기존의 판본들을 비교해 오류를 정리하고 내용을 구성한 뒤 작가가 최종 검증했다.
(이룸/각권 200쪽 내외/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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