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인데 제가 하는 일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지난 2001년 3월 철거된 중국 상해 김가항성당을 대신해 지어지고 있는 성당에 5m 높이의 성모상을 기증키로 한 김진용(마티아.75.인천 부평2동본당)씨는 보잘것없는 일이라며 겸손해 한다.
김가항성당 철거로 성 김대건 신부의 유적이 사라지는 것을 누구보다 가슴 아프게 생각해온 김씨는 올 3월에만 두 차례 중국을 오가며 성인의 정신을 보전하는 일에 골몰했다. 그러던 중 상해교구에서 성모상을 필요로 한다는 얘기를 접하고 자진해 나선 것이다.
이어 김씨는 김대건 성인이 첫미사를 봉헌한 횡당성당에도 성인을 기리는 아무 흔적도 없음에 안타까움을 느껴 위험을 무릅쓰고 손수 1m 크기의 성인상과 영정을 지니고 들어가 기증하기도 했다. 잘못될 경우 이역땅에서 감옥살이까지도 감내한 길이었다.
『어떻게 그런 용기를 냈는지 몰라요. 모두 성모님의 도우심인 듯 합니다』
김씨가 기증한 김대건 성인상은 오는 9월 21일 중국과 한국교회 관계자들이 함께 한 가운데 성대한 봉헌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런 김씨의 순교자를 향한 사랑은 전례가 없지 않다. 인천교구 평협부회장이던 83년에는 사재를 털어 한국 최초의 영세자 이승훈의 묘역 정비사업을 벌이는가 하면, 98년에는 은이공소와 미리내 사이의 신덕 망덕 애덕 고개에 비를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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