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글만 쓰여진 딱딱한 책보다 글과 그림이 한데 어우러진 만화책을 더 좋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
그러나 어린이들이 마음놓고 읽을 수 있는 만화책은 그리 많지 않을 뿐더러, 특히 그리스도의 영성과 말씀을 담은 만화는 더 더욱 찾아보기 힘든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가톨릭출판사가 운영하는 「으뜸사랑」이 최근에 펴낸 「루피오의 모험」은 단연 눈에 띄는 작품이다. 한 컷 한 컷 그림과 함께 펼쳐지는 만화의 흡인력뿐만 아니라 바탕에 깔려 있는 메시지 또한 만만찮다.
「어린이 만화 성서」로 지난 2001년 프랑스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 만화상을 수상했던 작가 장-프랑수아 키에페르의 작품이기에 더욱 눈길을 끈다.
책의 배경은 13세기 이탈리아. 새들과도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고 하는 성 프란치스코와 그 성인이 마음을 돌려놓았다는 늑대, 또 그 늑대와 형제가 되어 이탈리아 각지에서 수많은 모험을 했다고 전해지는 소년 루피오가 주인공이다.
제1권 「만남」 편에서는 루피오와 늑대 형제와의 특별한 만남을 시작으로, 그들과 함께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가난하지만 기쁨이 넘치는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재미있게 읽다 보면 어느덧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성인의 삶과 영성을 만나볼 수 있는 이 책은 특별히 두껍고 어려운 책을 비껴서 성인들의 삶을 부담 없이 살펴보고 싶은 고학년 어린이들에게 안성맞춤일 듯.
각각의 에피소드에는 관련 성서 구절이 인용되어 있으며, 시대의 생활상과 풍습 등도 살펴볼 수 있다. (장-프랑수아 키에페르/고선일 옮김/으뜸사랑/48쪽/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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