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책에는 부모님이 완벽하게 설명해 줄 수 없는 성에 관한 모든 내용을 담았습니다. 이 책이 낙태와 왜곡된 성행위 등을 예방하고, 올바른 생명문화 건설에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탄탄한 구성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 작품으로 순정만화 최고의 작가라는 찬사를 받아 온 황미나(아가다.42.서울 당산동본당)씨가 초등학교 고학년 여학생들을 위한 성교육 만화를 펴냈다.
산부인과 의사 안명옥(48.서울 강남 차병원)씨와 함께 만든 「루나레나의 비밀편지」(동아일보사/256쪽/1만원)가 그것으로, 초경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된 초등학교 5학년 주인공 루나레나가 여성의 몸과 성에 대한 궁금증을 「아모」라는 의사선생님으로부터 듣고 배워가는 형식으로 꾸며진 성교육서다. 루나레나는 원래 황씨의 대표작 「레드문」의 주인공 이름. 스페인어로 루나는 「달」을 뜻하고 루나레나는 「보름달」을 의미한다. 즉, 한달에 한번 생리를 하는 여성 몸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캐릭터로서 적합했다는 것이 작가 황씨의 설명이다.
책은 소녀들이 안명옥 박사에게 보낸 수백 통의 이메일 중 소녀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 35가지를 뽑아 Q&A(질문과 답변)로 정리했다. 「아기는 어떻게 생기나」 같은 기초부터 시작해 「생리주기가 일정하지 않은데 괜찮은걸까」, 「자위를 하고 있는데, 그것 때문에 나중에 아기를 못낳게 되는 것은 아닐까」 등 상당히 전문적인 수준의 성교육 내용까지 함께 소개했다. 또, 「남성 생식기와 몽정」, 「포경수술의 원리」 등 소녀들은 접하기 쉽지 않았던 남자들의 몸과 성장 과정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일러준다.
속옷 착용법, 생리 중의 화장실 사용법, 뒷물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부모들이 미처 가르쳐주지 못한 위생 생활 습관까지도 밝은 그림에 담아냈다.
그는 이번 작품을 위해 산부인과를 찾아 직접 모든 검사를 체험했고, 안박사에게 자문해 삽화 하나, 장면 하나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황씨는 『청소년들의 의식 조사에서 나타나듯 「성」은 이제 은밀하게 이야기하며 쉬쉬할 성질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성을 밝은 곳으로 끌어내는 사회적인 분위기조성이 속히 마련됐으면 한다』는 소망을 내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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