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는 수도 전통의 핵심이었다. 고대 수도자들은 성서를 온 마음으로 읽고 맛 들였으며, 그 말씀에 따라 열정적으로 자신들의 온 삶을 투신해 살다 갔다.
흔히 「거룩한 독서」 즉 「성독(聖讀)」으로 번역되는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는 초기 교회의 베네딕도 수도회 전통에서 나온 읽기 방법으로, 성서 지식을 쌓기 위한 여느 성서 독서와 달리 영적으로 풍성한 결실을 얻기 위한 수련 과정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성베네딕도회왜관수도원 허성준 신부(대구대교구 신동본당 주임)가 최근 펴낸 이 책은 「렉시오 디비나」 수행을 수도 전통의 빛으로 재조명한 것이다.
책은 먼저 「렉시오 디비나」가 어떠한 경로로 수도 전통 안으로 들어와 꽃피게 되었는지 살펴본 후, 12세기 가르투시오회의 원장 귀고 2세의 문헌을 고찰한다. 이어 귀고 2세가 언급한 독서, 묵상, 기도, 관상의 순서에 따라 독서와 묵상(반추기도)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피면서, 성서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과의 인격적인 만남 그리고 그 만남을 통해 얻게 되는 풍성한 결실들을 여러 각도에서 조명하고 있다. 이밖에도 책에는 「렉시오 디비나」의 개념과 역사뿐만 아니라 그 단계와 구체적인 수행 방법까지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으며, 부록으로는 귀고 2세의 문헌 「수도승의 사다리」 전문이 함께 실렸다.
그 동안 여러 「렉시오 디비나」 관련 서적이 출간되기는 했지만, 초기 교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발전 과정을 설명한 경우는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제목에서도 말해주듯 고대 수도자들의 뜨거운 열정과 독특한 렉시오 디비나 수행법을 맛보게 해준다.
(허성준/분도출판사/255쪽/8000원)
출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