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색시, 반가워요!!!』 이웃에 혼자 사시는 할머님을 길에서 만났다. 수도자에 대한 개념이 없으신 할머님, 나를 예수님을 열심히 믿는 교우로 아신다. 반색을 하시며 걸어오신 할머님께서는 내 손을 꼭 잡으신다. 『반갑네. 색시, 놀러와요. 전화도 하고…』하시면서 당신의 전화번호를 몇 번씩 되풀이 해 말씀하신다. 「예, 할머니 내일 갈께요. 어디에 다녀오셔요?」 『응 바람 쐬러 나왔지. 심심해서…』 할머님과 거리에 서서 한 참 할머님 얘기를 들었다.
전에도 들었던 그런 얘기들을….
두어 달 전부터 00백화점의 식품부에선 우리집에 과일과 반찬감을 보내주신다. 그로 인하여 올 여름에는 금값인 과일이나 채소는 넉넉히 먹을 수 있었다. 그저 반갑고 고마울 뿐이다. 멀지 않게 이웃한 다른 그룹 홈들과 나누어도 넉넉하다. 그러다가 폐 휴지를 모으시는 할머님을 만났다. 어디에 사시는지, 폐지를 모아 당신의 약값으로 쓰신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 사정을 알고서 할머님 댁에 과일과 반찬감을 가져다 드렸다. 할머님은 너무도 고맙다면서 『이렇게 신세를 져서 어쩌노?』하신다. 방문을 하면서 할머님께서 혼자사시는 내막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나누다 보니, 외롭게 사시는 어르신들 댁을 다섯 집이나 들르게 된다.
그 어르신 중에 한 분이 오늘 만난 그 할머님이시다. 나(말동무)를 기다리시는 할머님, 들을 때마다 할머님의 외로움에 가슴이 저민다. 자식들에게 혹시나 누가 되지 않도록 두둔하시지만 서운함은 속일 수 없는가 보다. 『우리 아들 한 놈은 여기서 가깝게 살지. 잘∼해…. 지들도 편치는 않겠지…. 젊어서 고생해서 자식을 키웠지만, 아무소용이 없네. 색시, 이렇게 찾아 와줘서 고마워!!!』하신다. 이 얘기 저 얘기를 듣다가도 중간에 끊고 일어 서야하는 마음이 아프다.
정에 주린 할머님, 할아버님, 이러한 독거 노인이 요즘 우리 주변에 너무 많다. 어르신들이 자식들과 함께 살지 못하는 자신의 상황에 서러우시다. 『내가 빨리 가야지, 죽어도 걱정이야…이렇게 사는 것도 사는 것이지만, 죽어도 마찬가지지』하시며 「저승 가는 여비」도 걱정하신다.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는 천상병 시인의 귀천(歸天)의 마지막 구절이 생각난다. 「어르신, 마지막 여비, 걱정마셔요. 하느님이 돌봐 주시니까요」 혼자 나지막히 위로의 말씀과 기도를 어르신들을 위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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