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행사 2시간 전부터 밀려들어온 신자들로 인해 1, 2층 대성당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가득 찼으며 비표를 구하지 못해 성당에 들어오지 못한 신자들은 성당지하 각 교리실에서 TV를 통해서라도 서품식을 보려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훈훈한 동기애 발휘
○…이날 서품식은 김희중 주교와 동료 사제들의 끈끈한 우정이 피어나는 자리이기도 했다. 김주교와 평소 절친했던 서품동창인 송현섭 신부(문화선교 담당)와 고재영 신부(봉선동본당 주임)가 김주교 옆에서 전례를 도와 눈길. 특히 사제서품 동기들은 주교 문장과 상본 등 주교로서 필요한 도구 등을 선물로 마련해주기도 했다. 동창 고재영 신부는 『많은 이들의 축하에는 교구 사제들의 성원이 가득 담겨있다』며 『교구 사제단의 희망을 따뜻이 품고 지금껏 동기들이 부러워했던 사제로서의 모습 변치 않고 간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김주교와 어렸을 때부터 죽마고우처럼 지냈다는 오세집(펠릭스·서울 한강본당)씨는 김주교가 원하는 본당에 파이프오르간을 기증하고 싶다며 3억원을 기탁하기도.
가족들 “가난한 주교님 되시길”
○…김주교의 큰 누나 김복순(암브로시아·성바오로 안나의집) 수녀와 큰 형 김석중(프란치스코·서울 신림4동본당)씨를 비롯한 가족과 친지 30여명이 나란히 자리해 줄곧 두 손을 모은 채 서품식을 지켜보았다.
큰 형 석중씨는 『인간적으로는 기쁘지만 또 다른 십자가를 지게 됐다는 생각에 기쁨보다는 오히려 마음이 무겁다』며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웃에 사랑을 베푸는 성직자, 남이 필요로 하는 주교가 되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큰 누나 김복순 수녀는 『무거운 중책을 주님의 뜻으로 받아들인 동생 주교님께 감사하고 축하드린다』며 『하느님께서 십자가를 주실 때는 그것을 지고 갈 수 있는 능력도 함께 주심을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김수녀는 『서품때의 첫 마음을 늘 간직하고 겸손하고 가난한 주교님 되시길 바란다』고 밝히고 『이제 누나로서 동생 주교님을 위해 더 열심히 기도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덧붙였다.
▲ 김희중 주교가 주교단과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신자들을 향해 첫 축복을 하고 있는 김주교.
▲ 화동들로 부터 축하의 꽃다발을 받고 있다.
▲ 서품식 미사 후 성당 마당에서 신자들의 축하 속에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와 함께 했다.
김추기경 “김씨 주교 반가워”
○…김수환 추기경 특유의 입담은 이 날도 축사를 빌어 어김없이 빛을 발했다. 『광주대교구 출신 사제로서는 처음으로 주교가 탄생했는데 진작에 될 것 왜 이리 늦게 나왔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문을 연 김추기경은 『주교단에 김(金)씨 주교가 한 명 더 늘어 더욱 흐뭇하다』며 『그것도 나와 같은 양반중의 양반인 광산 김씨』라고 말해 한바탕 웃음바다를 이루기도.
김추기경은 이어 『오늘은 빛고을 광주대교구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에 큰 은총의 날』이라고 축하하고 『김주교의 사목표어 「주님 뜻대로」처럼 세상 모든 이를 위해서 당신 자신을 온전히 바치겠다는 마음으로 참 목자로서 성실히 살아주길 바란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주교가 주교로 서품되기 전 사목활동을 했던 금호동본당의 어린이가 평신도 대표로 축사를 낭독해 눈길. 최인해(마리아.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는 『주교님께서 성당에 심어 놓았던 느티나무가 푸르게 자라는 것처럼 늘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주님을 더욱 사랑하시길 바래요』라며 깜찍한 말을 전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 여름방학기간 첫 영성체를 했던 금호동본당 어린이 합창단이 『가난한 형제들을 더욱 사랑하시는 주교님~』하며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노래를 선물하기도.
기도로 준비한 서품식
○…교구에서는 한 달 전부터 새 보좌주교를 위한 기도문을 각 본당에 배포하고, 매 미사 때마다 바치는 등 기도로 서품식을 준비했으며 이날 서품 축하식에서는 교구민을 대표해 손장조 교구평협 부회장이 미사참례 7만7261회, 묵주기도65만3327단 등 교구민들의 정성을 모은 영적 예물을 봉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