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는 오래 전부터 생명문화 건설을 대전제로 출산 장려 등에 관한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펼쳐왔다. 특히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실의 배경은 산업화에 따른 물질주의와 개인주의 등이 변질된 가치관에서 기인됐다는 판단으로 문제 해결에 더욱 적극성을 보였다.
지난 2001년 여성부 발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여성 1인이 가임기간 중 갖게 되는 평균 출생아의 수는 1.17명으로 60년대 평균 6명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급속히 감소한 출산율은 연령별 인구구조를 왜곡, 노령인구의 증가와 노동력 감소, 연금과 의료보험 등 사회적 부담 증가를 비롯해 가정과 사회 구조의 붕괴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올해부터 인구정책을 「저출산 대응정책의 효율화 및 체계화」로 바꾸어 추진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실천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출산문제를 해결하고 가정이 올바른 모습으로 자리잡기 위해 범정부적 차원의 지원이 시급한 현실이다. 이러한 즈음에 한나라당 백승홍(루도비코) 의원을 중심으로 한 35명의 여야 국회의원이 「출산안정법안」을 발의한 것은 적절한 대응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교회 내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을 적극 반기는 반면 정책 수립에 있어서 물질적 지원을 넘어서 근본적이고 생명의 존엄성을 지향하는 내용이 마련되길 강력히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교회 안에서는 각 교구·본당별로 장학금 등을 설립 양육비 지원 등에 나서고 있으며 기관단체별로 진행 중인 가정관련 세미나와 혼인강좌, 상담, 자연출산조절법 등의 교육을 병행해 출산장려에 모범을 보이고 있다.
한국천주교 중앙협의회는 직원들의 셋째 자녀 이상에 대해 매월 양육보조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탁아방 운영 등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교구차원의 노력으로는 수원교구가 발빨랐던 편. 교구는 전임 김남수 주교 재임 당시부터 낙태반대 및 출산장려를 꾸준히 권고하고 「아이 더 낳기」 운동을 실시했으며 「생명의 장학금」과 성가정회를 설립, 실질적인 지원과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대전교구도 지난해 10월 「성가정 생명 장학금」을 설립하고 양육보조비 지원에 나섰으며 대구대교구도 시노드 의안의 하나로 「세자녀 낳기 운동」을 제시하는 등 각 교구별로 생명 보호와 성가정 설립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과 교육, 캠페인을 펼쳐왔다.
그러나 이러한 교회의 노력이 대사회 차원으로 승화되기 위해서는 국가정책이 우선돼야함은 자명한 일이다.
선진국의 경우 직간접적으로 출산을 장려하는 다양한 정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독일의 경우는 셋째 자녀부터 아동수당을 누진 지급하고 있다. 프랑스는 최소 부양자녀 2인 이상에 가족수당과 출산장려금, 소득 보충급여, 주거수당 제공을 비롯해 대학까지의 교육비를 지원하고 있다. 싱가폴의 경우도 「베이비 보너스」를 지급하고 출산 휴가 중 소득 손실분에 대해 지원금을 지급한다. 일본은 출산 축하금 지급과 아울러 보육시설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주교회의 사무처 사무국장 이창영 신부는 『출산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와 가정의 안정을 위해서는 실질적인 정부 지원 및 사회시설의 확충과 함께 생명을 존중하고 출산을 장려하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생명과 가정 보호 차원에서 장기적이고 총체적인 정책이 수립, 실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신부는 『최근 교회가 전국적인 범 생명문화시민운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생명 31 운동」은 정부의 정책과 연계해 생명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실현하는 등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출산장려정책은 단순한 물질적 지원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물질적 지원과 더불어 출산.양육환경이 개선되고 근본적으로 생명을 존중하고 올바른 가정상을 정립하는 사회분위기가 자리잡지 않고서는 단발성 정책으로 끝나기 십상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