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교회는 우리 나라와 비교할 때 조그만 공소 하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곳에는 다양한 국적의 다양한 선교일꾼들이 몽골 선교활동에 헌신적으로 뛰어들어 몽골 복음화를 위해 땀흘리고 있다.
종교 상황과 선교 전망
몽골인들은 국민의 절대 다수가 티베트 불교인 라마교를 믿는다. 비록 사회주의 질서 체제 아래서 수많은 탄압을 받기는 했지만, 현재까지도 라마교는 몽골의 국민 종교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몽골은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나, 종교 행사를 교회건물 안으로 제한하는 등 실질적으로는 선교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따라서 몽골에 진출해 있는 가톨릭 교회는 교육사업이나 구호사업을 통해 사회에 봉사하며 간접적으로 복음의 씨앗을 뿌릴 뿐, 직접적으로 그리스도의 말씀을 전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호열 신부(살레시오회)는 『몽골 정부나 불교를 위협하거나 이들의 반발을 사지 않는 선에서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한 『자본을 등에 업고 무조건적인 경제 지원을 통한 선교는 반드시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세의 급진적인 성장보다는 겸손한 자세로 몽골인들을 위해 봉사하며, 그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식별하고 차근차근 다가서야 한다는 말이다.
몽골에 가톨릭 교회가 첫 발을 내디딘 것은 지난 1992년. 소련의 고르바초프가 개혁 개방정책을 펴면서, 소련 경제에 의존하던 몽골 정부 역시 서방세계와의 교류와 지원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서부터다. 1992년 몽골 땅에 「원죄없으신 성모성심회」를 비롯해 파딜라 신부 등 선교사 3명이 입국한 뒤 1994년 첫 몽골인 영세자가 나왔다. 이어 1995년 14명의 영세자가 견진성사를 받았다. 2003년 8월 현재 가톨릭 신자 수는 모두 177명이다.
몽골에는 울란바토르 시내의 착한목자성당과 「항올」이란 지역의 성모승천성당(주임=김성현 신부), 그리고 최근 마무리 공사를 통해 8월 29일 봉헌식을 갖는 성베드로바오로주교좌성당이 있다. 주교좌 성당은 울란바토르 외곽의 살레시오회가 운영하는 돈보스코 기술학교 자리에 있다.
▲ 8월 29일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크레센치오 세페 추기경 주례로 봉헌식을 가진 성베드로바오로주교좌성당. 몽골 가톨릭교회의 성장을 상징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80여명의 몽골 청소년들이 영어와 컴퓨터는 물론 목공, 재봉, 자동차 정비 등을 배우며 꿈을 키워가고 있다. 기술학교는 최근 3년 과정의 교육 과정을 수료한 5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졸업생들은 모두 몽골 경제를 이끌어 가는 어엿한 사회인으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한국의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는 쎈뽈초등학교와 몬테소리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다. 원죄없으신 성모성심회와 사랑의 선교회 수녀회도 교육 센터를 운영하며 극빈 가정을 돕고 있으며, 이준화 신부는 「에르덴산트」라는 지역에서 1000헥타르 규모의 「가나안 선교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 재몽골 한인신자 공동체
“30여명 초대교회처럼 옹기종기 모여 살아요”
현재 몽골에 거주중인 한국인 수는 약 1000명. 이 가운데 가톨릭 신자는 30명쯤 된다. 600명이 넘는 개신교 공동체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규모지만, 한국인 신자들은 여행사, 식당, 미장원 등을 운영하며 「재몽골 한인천주교회」를 중심으로 신앙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워낙 적은 인원이다 보니 한인신자 공동체 모두는 「한 가족」이다. 말 그대로 10여세대가 옹기종기 모여 초대교회처럼 살고 있다.
▲ 재몽골 한인천주교회 공동체. 30명쯤 되는 한인 신자들은 낯선땅에서 초대교회 모습을 이루며 열심히 살고 있다.
함석규(보니파시오.58.칭기스여행사 대표) 회장은 『낯선 이국땅의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교포 신자들 모두가 초대교회의 모습을 이루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며 『공동체 구성원 모두는 김신부님을 도와 신자 공동체의 발전과 나아가 몽골 교회의 복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의=몽골 (976)9111-3926 함석규
◆ 몽골 가톨릭 선교 책임 파딜라 주교
“걸음마 수준 극복 본격적인 선교 단계”
몽골인들도 이제 가톨릭교회 신뢰
지원 아끼지않은 한국교회에 감사
▲ 웬체슬라오 파딜라 주교
몽골 가톨릭 교회의 선교 책임자인 필리핀 출신의 웬체슬라오 파딜라 주교는 『몽골 교회는 그 동안 고군분투하면서 성장했고, 최근에도 울란바토르 지목구 관할 지역의 3개 성당에서 40여 명의 새 영세자를 배출하는 등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며 『몽골 교회가 좀 더 활성화되고 사랑 넘치는 공동체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8월 2일 타로스 명의 주교로 임명된 파딜라 주교는 원죄 없으신 성모 성심회(CICM) 소속으로, 1992년 교황청이 몽골 정부와 수교하자마자 몽골에 파견되어 주한 교황대사를 겸임하는 주몽골 교황대사 조반니 바티스타 모란디니 대주교를 대신해 몽골 선교 책임을 맡아왔다.
『현재 몽골에는 이준화?김성현(대전교구), 이호열(살레시오회) 신부님과 대구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수녀님들이 농업과 교육 사업 등으로 선교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교회 차원에서 지원하고 격려해 준 한국교회에 경의와 감사를 드립니다』
파딜라 주교는 『복음이라는 것은 씨앗을 뿌리고 싹을 틔우는 과정이 어렵지, 일단 새싹이 돋아나면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고, 또 그러한 사실을 몽골교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세계 각국의 더 많은 수도회들이 몽골 교회에 관심을 갖고 선교사들을 파견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선교 초기와는 달리 이제 몽골인들은 가톨릭 교회에 대해 신뢰를 갖고 마음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10년간의 선교 활동으로 현재까지 177명이 세례를 받았고, 예비신자들의 수는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들이 앞으로 몽골 교회 발전의 겨자씨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파딜라 주교는 『이번 한국 청년들의 방문을 통해 한국교회가 몽골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한국교회의 끊임없는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파딜라 주교의 주교 서품식은 오는 8월 30일 몽골 울란바토르 성베드로바오로주교좌성당에서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크레센치오 세페 추기경 주례로 거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