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본부장인 정환묵(요셉) 대구가대 부총장의 개회선언으로 시작된 축제의 첫째 날에는 「한국전통문화의 밤」 행사로 막을 열었다. 제기차기, 투호, 널뛰기, 윷놀이, 새끼줄 꼬기, 씨름, 굴렁쇠 굴리기 등 다양한 전통 놀이를 직접 체험해본 외국 학생들은 생소해 하면서도 마냥 신기한 듯 놀이에 적극적으로 참가.
늦깎이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는 일본인 요시무라 기미꼬(62.히로시마수도대학 2년)씨는 『한국 전통놀이 중 새끼줄 꼬는 작업이 제일 신기하고 재밌있었다』며 『전 세계 젊은이들과 함께 축제에 참가해 보니 매우 흥미롭고 더 젊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다는 중국인 황아이휘(24.사가대학)양은 『오늘 사귄 한국 친구로부터 선물 받은 복주머니가 앞으로 제게 행운을 가져다 줄 것 같다』며 기뻐했다.
▲ 한국 전통문화인 새끼꼬기 작업을 하고 있는 참가자들.
▲ 일본 학생들이 한국 전통놀이인 씨름을 하고 있다.
한국 대중가요 불러 큰 박수
○…폭죽과 함께 미니 성화로 불을 밝힌 밤 공연시간에는 대구가대 학생들이 준비한 한국전통무술과 태권도 등의 공연이 펼쳐졌다. 특히 장기자랑 시간에는 지난해 대구가대에서 4개월간 교환학생으로 생활했던 일본인 마사코(아이찌 슈쿠토크대)양이 한국 대중가요인 「화장을 고치고」를 불러 큰 박수를 받기도. 마사코양은 『우리는 아직 젊으니까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나라의 문화를 접해보는 게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신학생들도 참여
○…주간에는 주로 관광과 유니버시아드 대회 경기관람 등 자유스러운 시간을 가졌다. 둘째 날 축제 참가자들은 대학에서 제공한 셔틀버스를 통해 천마총, 불국사, 석굴암, 감포 문무대왕 수중왕릉 등 한국 전통 유적지를 돌아봤으며 셋째 날에는 관덕정과 성모당, 한티성지 등 대구대교구 내 성지순례를 하기도.
한편 일본 후쿠호카에 있는 성 술피스 신학교 신학생 5명도 이번 축제에 함께 했다. 성지순례를 하며 교구청 내 성직자 묘지에서 참배를 하기도 한 이들은 『한국은 상당히 현대적이면서도 옛 것에 대한 소중함을 간직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며 『이런 점에서 일본 교회가 한국을 통해 배워야 할 점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 외국 참가자들이 대구가톨릭대 사물놀이 팀으로부터 북 치는 법을 배우고 있다.
▲ 셋째 날 봉헌된 주일미사에서 외국 참가자들이 「하느님의 어린양」을 부르며 율동찬양을 따라하고 있다.
사진 주고받으며 눈시울 붉히기도
○…폐막을 알리는 셋째 날 「락 페스티벌」에는 인기가수 김현정의 노래와 참가자 전원이 참여하는 댄스, 강강술래, 불꽃놀이 등의 공연이 펼쳐져 대미를 장식했다.
공연 후에는 3박4일간 사귄 친구들과 헤어지는 게 아쉬운지 서로 껴안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또 사진을 주고받으며 사진 뒤에 이 메일 주소와 『친구야 사랑해』라는 문구 등을 적으며 이별의 아픔을 달랬다.
네코모토 마치코(히로시마 수도대학)양은 친구들에게 『히로시마로 놀러오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며 서툰 한국말로 작별인사를 나누기도. 『언어가 다르지만 서로의 말을 가르쳐주고 별명을 붙여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한 이원향(대구가대 1학년)양은 『막상 떠나보내려니 눈물이 막 나온다』며 말 끝을 흐리기도 했다.
◆ 일본 세이이찌로 타니와키 신학생
“율동… 신나는 미사 놀라워”
▲ 세이이찌로 타니와키 신학생.
『여름방학을 맞아 4명의 신학생들과 함께 축제에 참가하게 됐다』는 일본 나가사키교구 세이이찌로 타니와키(성 술피스 신학교 3년) 신학생은 『3년 전에도 한국을 방문해 신학교와 관광지를 둘러본 적이 있었다』며 『그 때의 좋은 경험으로 인해 친구들과 함께 다시 한국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인을 처음 봤을 땐 일본인과 외면상으로 똑같아 보여 실수도 많이 했다』고 말하는 타니와키 신학생은 『처음엔 각 나라와 외국인들에 대한 선입견으로 말하는 것조차도 어색했는데 막상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외국인들도 모두 우리와 하나이며 편한 친구가 될 수 있음을 느꼈다』고 밝혔다.
또 생활성가 그룹 SOL의 반주와 봉사자들의 율동이 함께 어우러진 영어미사에 참석한 타니와키 신학생은 『일본에도 젊은이들을 위한 성가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율동과 함께 신나는 음악으로 미사를 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역동적이며 모든 일에 열정적인 한국 친구들을 보니 놀랍고 부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일본 교회는 한국 교회에 대해 대단히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타니와키 신학생은 『어떻게 하면 짧은 역사 속에서 이렇게 크게 성장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각 나라의 역사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통역·축제운영맡은 조윤미양
“적극적인 모습 보며 힘얻어”
▲ 조윤미양
통역 및 축제 운영을 맡았던 대구가톨릭대학교 조윤미(모니카.24.영어영문 4년)양은 『이번 축제는 많은 외국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었다며 『이들과 함께 한 시간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평소 내성적인 성격으로 인해 처음엔 말도 붙이지 못했다』는 조양은 『막상 말을 터놓고 얘기를 나누다 보니 서먹서먹함은 금새 사라지고 나중에는 어릴 적 친구처럼 외국 친구들에게 장난도 스스럼없이 치게됐다』고 밝혔다.
『주최측 학생으로서 외국 친구들이 재미없고 지루해 하면 어쩔까 걱정도 많이 했는데 장기자랑 시간에 무대에 나가 춤과 노래를 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해 준 친구들을 보니 힘이 절로 났습니다』
또 『천주교 신자이면서도 교구청 내에 있는 성직자 묘지를 처음 가봤다』며 수줍어 한 조양은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 천주교의 역사와 여러 성지들에 관해 설명하면서도 오히려 제 자신이 얻어 가는 게 훨씬 더 많았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조양은 『작년에 교환학생으로 4개월간 함께 했던 친구 마사코가 이번 축제에 다시 찾아 와줘서 너무 반가웠다』며 『이번에 사귄 친구들도 다음에 꼭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