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고 억눌린 이들의 영원한 벗으로 남아 있길 바랐던 사제 서울대교구 김승훈(마티아) 신부가 9월 2일 오전 2시35분경 숙환으로 선종했다. 향년 64세.
고인의 장례미사는 9월 4일 오전 10시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성당에서 정진석 대주교 주례로 봉헌됐으며, 유해는 경기도 용인 서울대교구 성직자묘지에 안장됐다.
1939년 평안남도 진남포에서 태어난 김승훈 신부는 서울 성신대학을 졸업하고 62년 사제품을 받았다.
암울하던 시대의 그늘에서 억눌린 이들과 아픔을 같이하고 해방의 기쁜 소식을 전하고자 했던 김신부는 1974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창설에 참여했으며 이후 줄곧 험난한 가시밭길을 자청하며 거침이 없는 인권지킴이로 교회 안팎에서 존경을 한몸에 받아왔다.
1976년 3월 민주구국선언으로 재판을 받기도 했던 김신부는 87년에는 고 박종철군 고문 은폐.축소 조작사건을 폭로함으로써 민주화 항쟁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김신부는 이후 고 지학순 주교 추모사업회인 사단법인 들빛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지학순 국제정의평화상」을 국제적인 상으로 키워 불의한 사회구조에 굴하지 않는 인간의 자유정신을 수호하는데 앞장서왔으며, 선종 전까지 정의구현사제단을 비롯해 천주교인권위원회, 민가협 등에 적을 두고 활동을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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