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할퀴고 간 태풍 「매미」의 상흔은 너무나 처참했다. 기상관측이래 최고의 강풍과 집중호우를 동반한 이 태풍은 동남부지방을 강타해 수많은 사상자와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바닷물 역류 큰 피해
●…가장 피해가 큰 마산교구 관할 지역중 신마산 일대에 소재한 해운동 월남동완월동 남성동 본당 신자들도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어시장에 횟집이나 채소가게 등 점포를 두고 있던 많은 신자들은 어시장이 바닷물의 역류로 떠 내려가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생계의 터전을 잃고 망연자실하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며 『나오는 것은 한숨뿐』이라고 탄식했다.
안명옥 주교 위로메시지
●…40주년 준비로 여념이 없던 마산교구는 16~17일 갖기로 했던 사제연수도 『신자들의 아픔에 동참하고 복구에 전념하고 싶다』는 본당 신부들의 요청으로 무기한 연기. 로마를 방문중인 교구장 안명옥 주교는 15일 교구로 보내온 위로메시지를 통해 『교구민과 고통을 함께 나누지 못함을 매우 안타깝게생각한다』며 난국을 지혜와 용기로 이겨내길 당부했다. 총대리 유영봉 신부는 교구 사제들에게 『수해를 입은 신자들을 많이 방문해 위로와 격려를 해 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하기도.
“위기가 좋은 기회”격려
●…예구공소 신자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성당과 예구마을 재건에 여념이 없는 지세포본당 주임 이정근 신부는 신자들에게 『위기가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이 시기가 은혜와 은총의 시기라고 생각하길』당부했다. 이신부는 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주님께 우리를 봉헌하는 기도』라며 『복구의 일 손 하나하나에 주님의 뜻이 담겨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세포본당은 9월 21일부터 펼칠 예정이던 「잃은 양 찾기 운동」과 순교자성월을 맞아 계획했던 국내 성지순례를 모두 취소. 이신부는 『신자들의 신앙성숙과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계획했던 여러 사목방안들을 실천하지 못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정전에 통신까지 두절
●…거제도는 대부분 지역이 연 5일째 정전. 냉장고를 사용하지 못해 음식 상태가 엉망이다. 게다가 통신까지 두절돼 그야말로 암흑천지에 「소식 깜깜」이다. 이 와중에 예구마을 주민들은 음식은 물론 입을 옷도 변변찮다. 무엇하나 제대로 건져낸 것이 없어 죽을 맛이다. 이정근 신부는 우선 마실 물과 입을 옷이라도 지원되길 소망했다.
●…지난해 태풍 「루사」로 사상 유례없는 피해를 입은 원주교구 장성본당 신자들은 올해도 똑같은 수마앞에 넋을 놓아야 했다. 본당 관할 철암 공소는 신자 4가구가 완전 침수되고 1가구는 쓰러진 나무에 지붕이 무너지는 피해를 입었다. 집마저 완전히 쓸려 내려간 지난해에 비해 집이 형체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
●…지난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춘천교구는 다행히 신자들의 피해가 경미한 것으로 파악돼 안도의 한숨. 많은 신자들은 큰 피해를 입은 타교구의 신자들을 염려하며 우선 기도라도 봉헌할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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