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2일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14호 「매미」는 한국 교회에도 크나큰 상처를 남겼다.
태풍의 영향권에 있던 여러 교구의 성당과 부속건물, 공소 등이 파손되고 많은 신자들의 가옥과 전답, 양식장, 점포 등이 파손되거나 유실돼 그 피해액이 엄청날 것으로 전망된다.
9월 16일 낮 12시 현재 본지에서 파악한 피해 집계를 살펴보면, 태풍의 영향을 받은 교구중 가장 피해가 심한 것으로 알려진 마산교구는 13개 본당과 공소 4곳의 성당건물이나 부속건물이 침수되거나 파손됐으며, 거제도.남해.통영 등지의 양식장과 어선 등이 유실돼 신자 가정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세포성당은 지붕이 완파되고 천장이 내려앉아 사용할 수 없게 됐으며 관할 지역인 예구마을(공소 소재)은 융단폭격을 맞은 듯 마을 전체가 붕괴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예구마을은 총 45세대중 27세대가 신자가정으로 이번 태풍으로 인해 신자가정 대부분이 가옥이 전파되거나 반파, 어선 침몰, 양식장 유실 등의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또한 거제본당 관할인 율포공소는 바닷물에 완전 침수되기도 했으며 남해지역에선 남해본당 신자들의 주소득원인 양식장이 대부분 유실됐다. 현재 남해지역의 양식장 피해액은 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중 신자 가정의 피해도 상당 부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교구도 남천본당의 종탑 천장이 파손되는 등 많은 성당 건물이나 부속건물이 훼손되는 피해를 입었으며, 광주대교구는 여수 일대 본당에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재래시장 등 주로 상업밀집지역인 여수 서교동본당은 신자 가옥 및 상가 30여 채를 비롯해 대부분의 가옥과 상가가 침수됐으며 인근지역 농경지가 거의 다 침수, 유실돼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대구대교구도 동천본당 신자 이난희(벨라뎃다)씨가 산사태로 숨졌으며, 교구청 담장이 무너지고 꾸르실료 교육관 지붕이 파손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원주교구 관할지역인 태백.정선 일대는 태풍 「매미」가 남긴 폭우와 산사태로 많은 신자들의 가옥과 논밭이 휩쓸려 내려가 한숨 속에 하루하루를 지새우고 있는 모습이다. 아우라지 등 4개 본당 신자들의 피해가 큰 것으로 집계됐다.
안동교구는 이번 태풍으로 영양 봉화 울진지역에서 피해가 컸으며 제주교구는 성산포 본당의 조립식 교육관이 통채로 바람에 날려가는 피해를 입었다.
◆ 각 교구.단체 긴급구호 잇따라
한편 피해 복구를 위한 교회 대책도 잇따르고 있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는 마산과 부산교구에 각각 1500만원씩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구호 활동을 적극 지원, 최선을 다해 수해 복구를 돕기로 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는 재해대책 상황실을 가동, 마산과 부산교구에 각각 5000만원씩을 긴급 지원한데 이어 제주 대구 광주대교구 등에 4000만원씩, 원주 춘천 안동교구 등에 2000만원씩을 지원하는 등 총 2억8000만원을 재해복구기금으로 전달했다.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도 긴급구호원조를 결의하고 5000만원을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재해대책반에 전했다. 또 서울대교구 나눔의 묵상회도 수해지역 주민들에게 전달할 의류와 생필품 등 의연품 모집에 나섰다. 이와 함께 서울대교구는 9월 21일 2차 헌금을 실시 하기로 했다.
광주대교구는 교구긴급구호금 6000만원을 교구 및 타교구 피해지역에 전달할 계획이며 교구 내 전 본당에서 2차헌금을 실시하고 교구 사회복지회에 상설구좌를 개설, 추후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수원교구 사회복지국 재해대책위원회는 마산과 부산을 비롯해 대구 광주 제주 안동 원주 춘천 등 8개 교구에 총 1억5천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9월 21일과 28일 두 차례에 걸쳐 수재민 돕기 2차 헌금을 실시하는 한편, 각 교구의 구호 활동을 적극 돕기로 했다.
대구대교구와 마산교구도 9월 21일 수재민을 위한 특별헌금을 실시하기로 했다. 인천교구도 각 본당 차원에서 2차 헌금 등을 실시해 수재의연금을 모금하기로 했다.
◆ 교황 위로 메시지
“희생자와 가족 위해 기도”
【브라티슬라바, 슬로바키아=외신종합】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한국에서 태풍 매미로 인해 많은 재산과 인명 피해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위로 전문을 보냈다. 교황청 국무원장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을 통해 한국 정부와 희생자들에게 보낸 이 위로 메시지에서 교황은 『한국에서 태풍 매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다는 소식을 듣고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희생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또 주교회의 의장 최창무 대주교에게 정부와 이번 구조 작업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교황의 위로의 뜻과 연대의 마음을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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