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개인과 가정 성화, 인류 구원과 세계 평화를 위하여 묵주기도를 바치는 묵주기도 성월이다. 교회는 한달 동안 전통적으로 내려오고 있는 가장 아름답고 보편적인 기도인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신비를 묵상하고 주님의 뜻에 합당하게 살 것을 신자들에게 권고한다.
특히 이번 달은 지난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교서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Rosarium Virginis Mariae)를 반포하면서 정한 「묵주기도의 해」 마지막 달이기도 하다.
묵주기도 성월을 맞아 묵주기도의 의미와 기원, 신심, 묵주기도를 봉헌하는 마음가짐, 묵주기도 성월을 보내는 신앙인의 자세에 대해 알아본다.
■ 묵주기도란?
묵주기도는 열번의 성모송과 각각 한번씩의 주님의 기도?영광송을 한 단으로 하는 5단 묶음을 넘기며 묵주알을 만지면서 기도문을 암송하는 기도다.
묵주기도를 의미하는 라틴어 로사리움(rosarium)은 「장미 밭」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로사리오는 「장미 꽃다발」을 뜻한다. 결국 묵주기도란 「장미 꽃다발 기도」를, 묵주알 하나는 「장미 한송이」를 의미한다.
매괴신공, 로사리오 기도 등으로 불리던 기도의 명칭은 현재 주교회의 용어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묵주기도」로 통일됐다.
■ 묵주기도의 기원과 신심
묵주기도의 유래는 초기교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신자들은 기도 대신 장미꽃다발을 바치기도 했으며, 신자들은 장미관을 쓰고 순교한 순교자들의 시신을 몰래 거두면서 꽃송이마다 기도를 바쳤다고 전한다. 한편 이집트의 은수자(隱修者)나 독수자(獨修者)들은 작은 돌멩이나 곡식 낱알을 머리에 쓰는 관처럼 둥글게 엮어 하나씩 굴리면서 기도의 횟수를 세었다고도 전해진다.
환희, 고통, 영광의 15단 묵주의 기도가 자리잡게 된 것은 15세기 말경이며, 오늘날과 같은 묵주기도는 교황 비오 5세가 1569년에 만들었다.
묵주기도가 급속히 확산된 것은 1830년 이후 세계 각처에서 발현한 성모 마리아가 묵주의 기도를 열심히 바칠 것을 권고하면서부터다. 성모 마리아는 1830년 파리, 1846년 라 살레트, 1858년 루르드, 1917년 파티마에서 발현할 때마다 묵주의 기도를 잘 바치도록 간곡히 청했다.
교황 바오로 6세(1963∼1978)는 사도적 권고 「마리아 공경(Marialis Cultus)」을 통해 「묵주의 기도는 복음 전체의 요약이자 구원적인 강생에 집중하는 기도며 그리스도께 대한 끊임없는 찬미이고 순수한 기도」(46항)라고 정의했다. 결국 묵주기도 신심은 사람이 되시고 만인의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와 그 신비를 함께 한 성모를 통해 묵상하고 기도하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예수의 탄생(환희), 죽음(고통), 부활(영광)을 묵주기도를 통해 묵상하면서 그리스도 구원사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우리의 삶도 묵상하게 된다.
■ 묵주기도를 바치는 마음가짐
묵주의 기도는 일정한 기도문을 되풀이하여 외우면서 주님의 구원 신비를 묵상하는 기도이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혹은 공동으로 기도할 때 각 단의 신비 내용을 진정으로 묵상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영광의 신비 4단 - 예수 마리아를 하늘에 불러 올리심을 묵상합시다」라고 한 후, 주의 기도와 성모송을 외우는 동안에 성모 승천 자체에 대해서는 전혀 묵상하지 않고 성모송을 암송하는 것은 잘못이다. 신비의 뜻을 깊이 새김과 동시에 그 의미가 우리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숙고해야 한다.
묵주기도 봉헌을 단순히 양적인 숫자로 계산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단순히 단수를 늘이기 위한 기도보다는 한 단을 바치더라도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의 생애를 묵상하면서 바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묵주기도 성월과 신자생활
교황 바오로 6세의 사도적 권고 「마리아 공경」의 42∼55항을 토대로 묵주기도 성월을 보내는 신자들의 생활을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가장 먼저 영적 삶으로 나아가야 한다. 10월 한 달은 전세계가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의 신비로 무장되어 죄와 악의 세력과 투쟁하는 결사항전을 다짐하는 영적 무장의 달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로 불의와 싸우는 그리스도의 전법과 전술을 연마하고 세상을 변혁시키는 선교의 삶을 살아야 한다. 셋째 예수 그리스도를 찬미하는 생활을 해야한다.
묵주기도 성월은 「태중의 아드님 또한 복되십니다」라는 인사말로 그리스도를 끊임없이 찬미하는 달이다. 이러한 찬미는 입으로 만이 아니라 진정한 내적 인격이 그리스도와 일치되는데 있다. 마지막으로 가정의 성화를 이룩해야 한다.
교황 바오로 6세는 「묵주기도가 신자 가정의 공동기도로서 가장 효과적이고 훌륭하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가장 즐겨 바치는 기도가 묵주기도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마리아 공경 54항)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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