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여의 깊은 성찰과 전 교구민이 참여하는 토론의 과정을 거쳐 폭넓은 민의를 수렴하고 새로운 교회의 모습을 모색한 서울대교구 시노드의 성과는 교구장 정진석 대주교가 폐막과 함께 반포한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에 총체적으로 담겨 있다.
교서는 시노드 의제였던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 청소년 청년, 선교 신앙교육, 교회운영, 사회복음화의 7개 주제로 나눠 총 208쪽으로 구성됐다.
교서는 전체적으로는 향후 교구가 나아가야 할 교회상에 대한 통찰에서 출발해 그러한 교회상을 구현하기 위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고 하느님 백성을 이루는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의 정체성을 확인하면서 복음화를 위해 이뤄야 할 구체적인 실천 사항들을 담고 있다.
함께 하는 교회
교서가 제시한 가장 중요한 전망은 「친교의 공동체로서의 교회」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교회상은 교회내적으로는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가 함께 하는 교회, 참여하는 교회의 모습을 구현하고 그럼으로써 교회 외적으로 교회 구성원 모두가 삶을 통해 세상 속에서 복음을 증거하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함으로써 실현될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교서는 참여하는 교회를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먼저 교구와 본당 차원에서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가 함께 참여하는 교회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나아가 교회 구성원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사목정책을 수립함으로써 교구와 본당 사목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본당에서는 평신도가 복음화 사명의 주체임을 자각하면서 사목의 협력자로서 교회 운영은 물론 선교와 신앙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성직자, 수도자와 함께 책임과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예산과 재정, 사목계획서 작성 등 모든 의사 결정 과정에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평신도의 관심과 참여가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상 속에 복음을 증거
교서는 또 세상 속에 복음을 증거하는 교회를 구현하기 위해서 문화, 환경, 생명, 사회정의, 사회복지, 민족화해 등의 측면에서 교회가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갖춰야 할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교회 구성원의 사회복음화를 위한 신앙적 자세와 다양한 실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교서는 교회가 지역 사회에 열린 공동체의 모습으로 새롭게 다가가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교서 전반에 걸쳐 교육과 양성의 중요성이 크게 강조되고 있다. 교회 구성원의 정체서 확립 차원에서 강조되고 있는 교육, 양성과 관련해 교서는 구체적으로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의 정체성에 대한 교육을 기초로 하면서 특히 성직자의 인성 및 영성 교육, 평신도에 대한 성서와 교리, 사회교리, 평신도 지도자 양성 등을 포함하는 평생교육체계 확립의 시급성을 제시하고 있다.
특별한 사목적 배려
아울러 교서는 오늘날의 청소년과 청년, 여성, 노인, 가정이 겪는 문제를 성찰하면서 그에 대한 교회의 특별한 사목적 배려를 강조하고 있다.
청소년과 청년의 경우 이들을 우리 사회의 동등한 주인으로 대접하고 교회 밖의 모든 청소년과 청년들까지도 사목의 대상에 포함시키는 인식의 전환이 강조되고 있다. 또 교회 안에서 여성 신자들의 위상을 강화하고 노인들이 인생과 신앙에 관한 지혜의 전달자로 존중받도록 하는 사목적 배려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다.
갈수록 그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정과 관련해서는 그리스도교 가정이 살아있는 신앙이 펼쳐지는 작은 교회가 되기를 희망하면서 낙태와 가정 해체 문제에 대한 대처 방안 등 가정사목의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 서울 대교구 시노드 진행 경과
서울대교구 시노드는 교구장 정진석 대주교가 2000년 사목교서를 통해 개최의지를 밝힘에 따라 시작됐다. 주비위원회의 활동을 시작으로 2001년과 2002년의 준비단계를 거쳐 2003년 4차례에 걸친 본회의를 진행했고 9월 28일 4년여의 긴 여정을 마치고 폐막, 향후 서울대교구의 미래 사목의 방향과 실천 방안을 담은 교구장 교서를 반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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