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봉(가브리엘.46.수원교구 분당 마르코본당) 교수의 작품을 만나면 즐거움이 있다. 그는 미술의 시각적인 매력과 다양한 재료의 물질적 특성들을 한껏 활용한다.
평면 조각 설치 등 다양한 표현방법과 독특한 재료로 사물의 변화를 표현하는 것이 특징인 이기봉 교수를 6년만에 마련한 개인전 자리에서 만났다. 지난 2년간은 분당 요한성당의 대형벽화 제작에만 매달렸던 터라 오랜만에 열린 개인전 「그곳은 장소가 없다-접속사(There Is No Place-The Connective)」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기봉 교수는 조덕현.문범.김춘수씨 등과 함께 미술계 스타급 작가들 중 국제 경쟁력을 가진 간판 작가로 손꼽히고 있다. 서울대 미술대학 서양학과와 동대학원 회화과를 졸업 이후 그의 이력을 늘어놓자면 A4 용지 두장이 빽빽해진다.
이교수는 이러한 그의 이력과는 달리 또 다른 깊이있는 경험을 분당 요한성당의 대형벽화「구원의 여정」 작업에서 얻었다고 말한다. 「구원의 여정」은 이교수의 첫 성미술 작품이다.
『절대적인 진리에 대해 표현하는데 힘겨움이 많았습니다. 아름답지만 복음말씀의 보편성을 살리기 위해 부단히 사고하고, 각 장면을 상황 그대로 표현하는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9월 21일 봉헌식을 가진 분당 요한성당의 벽화 「구원의 여정」은 150호 크기의 대형 작품 15점으로 구성돼 있다. 「예수탄생과 동방박사」에서부터 「십자가 위의 죽음」 「예수의 부활」 등 예수의 일생을 그린 작품 11점과 구약의 대표적인 내용을 발췌해 표현한 작품 4점이다.
이들 작품은 세라믹을 소재로 해 작업과정은 더욱 길고 어려움도 컸다고 한다. 그러나 이교수는 무엇보다 성화를 그리며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되고 신앙인으로서의 모습을 의식하고 반성하는 일이 늘었다』고 말한다.
스스로는 산만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끊임없이 움직이고 사고하는 이교수는 예술가로서의 삶에 있어서 「누가 나를 움직이는가」에 대한 대답은 늘 교회 안에 있다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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