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일부터 9일까지 한국에서 열린 아시파(AsIPA, 아시아의 통합적 사목적 접근) 제3차 총회에서 각국 교회 소공동체 관계자들이 보고한 내용을 보면 유사한 어려움들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각국의 공통적인 어려움
우선 소공동체가 과연 무엇인가 하는 문제이다. 서울대교구는 소공동체의 어려움을 두 가지로 요약했다. 하나는 「소공동체」 개념에 대한 오해이고 다른 하나는 교구나 본당에서 소공동체에 대한 비전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 힘들었다는 것이다.
인천교구는 『소공동체를 교회의 본질이 아니라 사목계획의 일환으로 여기는 경향』, 마산교구는 『소공동체를 강조함에 따라서 단체들이 상대적 소외감을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소공동체의 개념에 대한 혼란과 인식 부족은 무관심으로 이어진다. 다른 나라들의 경우에도 소공동체에 대한 인식 부족은 큰 문제로 지적됐다. 필리핀은 「소공동체에 대한 상이한 지향과 이해」를 지적했고 스리랑카는 대부분의 교회 지도층이 여전히 소공동체를 부가적인 사목영역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혼란과 확신의 부족은 변화에 대한 거부감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필리핀은 「구시대적인 자세, 일부 사제와 주교들의 성직자 중심적인 태도」를 지적했다. 춘천교구도 「기존 질서에서의 탈피에 대한 거부감」을 지적했다.
가장 큰 장애는 무관심과 비협조, 참여도의 부족이다. 인도네시아는 특히 본당 사제들의 무관심을 소공동체 지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평가했다. 소공동체를 추진할 인적 자원의 부족과 교육 문제도 공통적으로 지적됐다.
한편 일선 사목자들의 소공동체에 대한 관심은 상당한 비중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주교나 본당 사목자의 관심 여부가 해당 본당이나 교구의 소공동체 활성화와 직결되고 있는 경향을 보인다.
제도 정착과 지도자 양성
향후 아시아 소공동체의 방향은 소공동체를 지향하는 사목 구조와 제도의 정착과 교육 및 양성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교회의 경우에는 교구내 각 지구로 소공동체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교구는 「참여하는 교회」의 전망을 바탕으로 소공동체 중심의 사목 구조 형성을 향후 활동 방향으로 제시했고 마산교구는 지구별 소공동체 전문위원회 구성과 본당 운영위원 활성화와 모임 정착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직자와 소공동체 지도자를 양성하고 교육하는 일은 가장 중요한 과제로 간주된다.
스리랑카는 소공동체를 추진할 인적 자원을 교구 및 전국 차원에서 교육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필리핀의 경우에는 교구 사목팀을 본당으로 파견해 교육을 실시하고 전국, 지역별 소공동체 대회 등을 활발하게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 교회에서도 대부분의 교구가 교육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거의 모든 교구가 교육을 강화함으로써 소공동체에 대한 인식을 정착시킬 생각이다.
소공동체 추진과 교육에 관련해서는 관련 자료와 추진 방안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AsIPA 데스크와의 긴밀한 공조가 요청되고 있다. 3차 총회 후 발표한 선언문에서는 이와 관련해 『소공동체 증진과 인적 자원의 훈련을 위해 AsIPA 데스크는 아시아 각국 교회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을 재확인한다』고 말했다.
아시아 교회가 소공동체를 미래 사목의 대안이라는 확신을 갖고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과제들은 산적해 있다. 어떤 면에서는 아시아의 소공동체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한 것이 불과 10년이 조금 넘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어려움은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문제는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점과 혼란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소공동체를 「교회가 되는 새로운 길」로 구체화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여기에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모두가 그 전망을 공유하고 적극적인 참여로 실천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