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전용공연장에 나무랄 데 없이 넓고 쾌적한 공간, 웅장하면서도 기품 있는 선율을 뽐내는 파이프오르간, 그리고 문턱을 낮춰 담을 없앤 성당들. 하늘로 치솟은 첨탑처럼 오르기 힘들었던 성당들이 최근엔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문화공간으로 점차 각광을 받고 있다.
오는 10월 26일 10시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 주례로 봉헌식을 갖는 서울 반포4동본당(주임=박노헌 신부)은 성당 본연의 종교색을 간직하면서도 지역주민을 배려한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 하려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성당은 대지 526평, 연건평 1375평에 지상 3층, 지하 2층 규모로 630석 규모의 성전과 성체조배실, 대건홀(다목적홀), 사랑방, 회합실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담장 대신 녹지공간을 조성하고 지하 1층 카페 사랑방을 성당 외부 아파트와 직접 연결되도록 배려한 것은 지역주민들에게 친숙하고 개방된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취지를 살린 것.
성당 내부는 한국적인 전통미와 종교색을 강조한 것이 눈길을 끈다. 대성당 주 출입문은 본당 주보인 김대건 성인의 탄생일과 서품일, 순교일을 표시하고 있으며, 부출입문은 조선시대 순교자들에게 씌우던 칼 모양이 형상화되어 있다. 또 제대 뒷 벽면 부조는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성당 내부 마감의 가장 큰 특징이다. 성당 천장과 벽면은 자연채광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으며 내부와 바닥은 천연마루와 한지로 꾸며 전통미를 살렸다.
이와 함께 독일 아이젠바르트(Eisenbart)사의 파이프 오르간을 2층 벽면에 설치해 성당 봉헌식때부터 사용할 예정이며 이후에도 국내 유명 음악인들을 초청해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열 계획이다.
박노헌 신부는 『공동체가 모여 그리스도를 찬양하고 친교를 나누는 살아 숨쉬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 동안 성당 장의자를 옮기는 노력봉사부터 본당건립기금 마련까지 정성을 다해준 본당 건축전문위원들을 비롯한 신자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1998년 서초동본당에서 분리된 반포4동본당은 2000년 4월 공사를 시작해 2년만에 성당을 봉헌하게 됐으며 현재 서초4동, 반포 1.4동 일부를 관할하고 있다. 신자 수는 3862명(1359가구)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