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익어가는 가을 속에 더욱 깊은 영성의 향기를 뿜어내는 사제.수도자들의 성미술 작품 전이 다수 마련돼 눈길을 끈다. 한결같은 수도생활과 사목활동을 근간으로 생명 창조 사랑 나눔의 삶, 그 안에서 형상화된 깊은 묵상의 편린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선보이고 있다.
균열적인 형태미 표현으로 잘 알려져 있는 하영희 수녀(천주섭리수녀회) 작품전이 17일부터 시작됐으며, 김태원 신부(원주 학성동본당 주임).나경환 신부(수원가톨릭미술가회 지도.안산 대학동본당 주임)도 24일부터 각각 개인전을 연다.
하영희 수녀전은 10월 17~31일까지 서울 중림동 가톨릭화랑(02-360-9193)에서 펼쳐지고 있다.
「평화의 길, 생명의 길, 희망의 길」을 주제로 한 작품 20여점이 출품됐다. 하수녀는 특히 『모든 이들을 한데 모으는 「성찬」을 형상화했다』며 『작품에서 표현되는 균열은 역설적이게도 맑은 쉼터, 생명수 등 생명과 나눔, 희망으로 귀결된다』고 설명한다.
김태원 신부는 10월 29일~11월 4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인사아트센터 제1전시장(02-736-1020)에서 네번째 개인전을 마련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3여년간 준비한 유화와 목판화 60점을 선보인다. 물리학 방정식, 고대 상형문자, 히브리어 등의 부정교합된 듯한 독특한 작품은 「생명」을 대전제로 표현됐다. 99년 동그라미 장학회를 설립, 불우 학생들의 학비를 지원해온 김태원 신부는 이번 전시회 수익금도 전액 불우학생들에게 전할 예정이다.
나경환 신부 첫 개인전은 10월 31일~11월 4일 서울 명동 평화화랑(02-727-2337)에서 열린다.
토착화되고 보편적인 작품세계를 꾸준히 추구해온 나신부는 이번 전시회에서도 절제된 선, 무채색과 간결한 색채를 사용해 다분히 한국적인 느낌의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주제는 대부분 성서말씀. 나신부는 앞으로도 『성서말씀을 현대적인 재해석을 통해 성화로 표현, 더욱 심도있는 내용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는 30여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성미술 활성화와 가톨릭미술인 활동의 지원에 힘을 쏟고 있는 나신부는 전시회의 수익금은 전액 수원가톨릭미술가회 후원금으로, 작품은 수원가톨릭대에 기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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