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11월 한 달을 위령성월로 지낸다. 위령성월은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모든 이들이 하느님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도록 기도하면서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서도 묵상하도록 초대하는 달이다. 위령성월을 맞아 죽음에 대한 이해와 묵상을 돕는 책들을 소개한다.
먼저 눈에 띄는 책은 죽음학의 세계적 권위자 알폰스 데켄(일본 상지대 교수)의 저서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궁리/9000원).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죽음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죽음 준비 안내서」다. 죽음을 앞둔 이들과 그 주변인들이 남은 기간을 살아가는 방법 등 다양한 상황을 실제 사례를 들어 정리해 놓았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궁리/1만원)는 현시대에 있어 「죽음」의 의미를 살펴보고 「죽음론」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한 책이다. 한국 전통 사회의 죽음과 이와 관련된 다양한 신화와 민담을 소개하고, 현대 사회에 와서 가벼워진 「죽음」에 대한 상실감과 허무를 담았다.
특별히 위령성월 맞아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싶은 신자들에게는 「연옥영혼을 위하여 바치는 기도」(요한사/4000원)를 추천할 만하다. 이 책은 위령성월에 바칠 수 있는 기도, 연옥 영혼들을 위한 여러가지 기도 등을 비롯해 11월 한달 동안 매일마다 위령성월의 의미를 묵상할 수 있는 묵상자료로 꾸며져 있다.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마감」(가톨릭출판사/7000원)은 사제들을 위한 장례미사 강론집이다. 죽음에 대한 단상을 모은 이 책은 「장애인의 죽음」 등 7개 주제에 맞춰 삶과 죽음에 관련된 구체적인 일화와 지혜로운 생각들, 성서 구절 및 묵상을 실었다.
「그리스도교적인 죽음은 어떤 것일까?」 이 질문의 답이 될법한 삶을 살다간 사람의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하늘로 돌아간 세발자전거」(우리글/9000원)는 35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인터넷상에서 병상일기를 통해 네티즌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전해온 고 이재경(세례자 요한)씨의 삶과 죽음을 담은 추모집이다.
죽음을 하느님의 사랑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온 정성을 모으는 호스피스의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는 「그대 내곁에」(가톨릭대 간호대학 호스피스연구소/1만원)가 있다. 이 책은 48년간 죽음에 임박한 환자들을 간호하며 보낸 한 수녀의 자전적 글로, 일본 잡지 「간호」에 연재된 바 있다.
또 「마지막까지 그대 곁에」(성서와 함께/6000원)는 호스피스를 위한 길잡이 같은 책으로, 「임종을 앞둔 환자 돌보기」 등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호스피스의 역할을 소개하고 있다.
이밖에 이현주 목사가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 초점을 맞춰 서술한 소설 형식의 사회.종교 비판 에세이 「예수의 죽음」(샨티/8000원), 시한부 생을 선고받은 짐 레니한 신부의 삶과 철학을 잔잔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낸 「마지막 선물」(보보스/9000원) 등도 위령성월에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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