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외신종합】 교황청은 11월 6일 유엔 총회 법률 위원회에서 인간 배아 복제 전면 금지 협약을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이 무산된데 대해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
유엔 법률위원회는 이날 어떤 형태의 인간 복제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국제 협약 채택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놓고 표결에 들어간 결과 근소한 차이로 관련 법제화를 2005년 9월까지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날 투표에서는 80개 회원국이 이같은 금지 협약을 2년 동안 연기하는데 찬성하고 79개국이 전면 금지, 15개국이 기권했다.
지금까지 유엔에서는 복제 아기 생산을 위한 생식 복제 뿐만 아니라 불치병 치료를 위한 의학 연구 목적의 배아 줄기 추출을 위한 복제까지 전면 금지하자는 코스타리카 결의안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었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은 인간 복제 금지를 위한 국제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불치병 치료나 연구 목적의 복제는 인류의 미래를 위해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또 이슬람 국가들은 복제 금지 표결을 2년간 연기하자고 주장해왔다.
이에 반해 전면적인 복제 금지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미국을 포함한 100여 개 나라가 복제의 전면 금지를 지지하며 일부 국가가 주장하는 표결 연기는 복제 관련 연구를 사실상 묵인하는 셈이 된다고 지적했다.
교황청은 이처럼 전면적인 복제 금지를 주저하고 반대하는 나라들의 주장 배후에는 「비밀스런」(undisclosed) 경제적 이익 추구의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주재 교황청 대표인 밀리오레 대주교는 바티칸 라디오와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 이와 관련한 두 가지 분명한 입장이 나타나고 있다』며 하나는 코스타리카가 제출한 초안이고 다른 하나는 이슬람회의기구(OIC) 57개 회원국의 금지 유예를 지지하는 벨기에 정부의 초안이라고 설명했다.
밀리오레 대주교는 『코스타리카 초안은 성체 줄기 세포를 불치병 치료를 위한 미래 의학의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인간 배아 복제의 전면 금지를 주장한다』며 이는 곧 생식 복제 뿐만 아니라 치료용 복제까지 모두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벨기에 정부의 초안은 생식 복제의 경우에는 금지해야 하지만 치료용 복제에 대해서는 허용해야 한다는 것으로 프랑스, 독일의 입장과 같다.
대주교는 이번에 유엔 총회의 투표 결과에 따라 전면 금지가 연기된 것은 앞으로 2년 동안 이에 대한 국제 사회의 법적인 규제가 공백 상태가 됨으로써 모든 가능한 실험들이 계속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밀리오레 대주교는 특히 국제 사회에서의 이번 결정의 배후에는 분명히 경제적이고 상업적인 의도가 짙게 깔려 있다고 단언했다.
세계교회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