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님들이 사람을 죽인다고?」 언뜻 들으면 큰일 날 소리다.
하지만 「죽이는 수녀들」, 바로 호스피스 활동을 하고 있는 수녀들의 이야기 속에는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고통받는 환자들과 그 환자들을 보살피는 것을 사도직 소명으로 받아들인 수도자들의 때묻지 않은 순수한 이야기가 배어있다.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모현호스피스」는 최근 호스피스 수녀들의 에피소드를 담은 책 「죽이는 수녀들의 이야기」(성바오로출판사/276면/9500원)를 펴냈다. 「절망과 희망 사이」, 「하늘나라 같이 가요」, 「빛을 찾는 사람들」 등 총 7부로 구성된 이 책은 1987년 서울에 모현호스피스가 들어설 당시부터 지금까지 약 1500여 환자와 만난 수녀들의 경험담을 100여 꼭지의 이야기 속에 담고 있다.
특히 이 책은 심리적, 정서적, 영적인 불안감에 휩싸이기 쉬운 병원이라는 환경에서 벗어나 집안에서 편안히 임종을 맞고 싶어하는 환자와 그 보호자에게 「가정 호스피스」란 무엇이고, 어떻게 가정간호가 진행되는지를 간접적으로 이야기해 준다.
죽어 가는 이들의 곁에서 수도자들이 느꼈던 기쁨과 슬픔, 그리고 좌절감을 담고 있는 활동사례들은 호스피스 활동에 대해 관심 있는 이들에게는 알찬 간접 경험이 될 듯하다.
김수환 추기경은 이 책 추천 글에서 『사람들은 죽음의 길이 가까워 올 때 두렵고 외로우며 버림받은 느낌을 갖지만 수녀님들은 언제나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세심하게 보살펴 그들 곁에 누군가가 늘 함께 하고 있음을 알게 해 줬다』고 밝혔다.
아울러 모현호스피스는 캐나다의 종양내과 의사인 로버트 부크만의 책 「무슨 말을 하면 좋을까(죽어가는 이들을 위한 방법)」(성바오로출판사/232면/8500원)를 번역해 펴냈다. 수많은 암 환자를 곁에서 지켜본 저자는 이 책에서 죽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갖는 우리에게 죽음은 삶의 완성이며 자연스런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이 책은 또 죽음이 임박한 환자와 말하기·경청하기·귀담아 듣기 등 방법적인 호스피스 활동에서부터 호스피스 활동의 영성적인 면까지도 설명하고 있다.
22일 기념세미나
한편 모현호스피스는 두 권의 책 출판기념회를 겸한 만남 1500 기념 세미나 「모현호스피스를 통해 본 가정호스피스의 미래상」을 11월 22일 오후 2시30분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공학관 대강당에서 개최한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모현호스피스 500명에 대한 통계 및 분석」 주제로 김은배 수녀(모현 호스피스)와 이영희씨(용인정신병원)가 발표와 토론에 나서며, 이은희 수녀(마리아의 작은자매회 사도직분과장)가 「모현호스피스 탐활동의 방향」을 주제로 발표한다. 모현호스피스 16년간의 활동사진 비디오 상영과 「사별가족」 주제 발표도 마련된다.
※구입 및 세미나 문의=02)779-8245 모현호스피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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