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동갑내기 젊은이 셋이 뭉쳤다. 이들의 목표는 높은 예술적 가치를 지닌 유리화 작품들을 보수.보존하고 또 유리화를 대중에 널리 알리는 것.
전문 유리화가는 아니다. 박찬규(예비신자.36) 이윤주(마리아.36) 박정석(미카엘.36)씨 각각의 직업은 유리화 제작설치 전문 마에스터, 대학교 전통복식과 교수, 사업가. 그러나 유리화에 대한 사랑으로 각각 실무와 기획, 사업지원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특히 박찬규씨는 오스트리아 쉴레바우 수도원 공방에서 유리화 최고 과정을 습득한 인재다.
세 사람의 주요 활동공간은 서울 홍익대학교 부근에 위치한 「루가 유리화 공방」이다. 이곳은 우리나라 유리화의 대가인 고 이남규 화백이 80년대부터 열었던 공방. 화백의 선종 이후 지난 10년간 폐쇄됐지만 아버지의 유지를 잇고자 한 이화백의 장녀 이윤주씨를 주축으로 재개관했다.
『아버지는 그림에서부터 제작 설치까지 직접 작업하면서 작가의 의도대로 예술품을 제작?설치할 수 있는 유리화 전문 마에스터와 공방의 부족을 아쉬워했었습니다. 또 전문 유리화가뿐 아니라 일반 화가들에게도 공방을 개방해 부담없이 유리화를 제작.보급하도록 돕는 것이 큰 바람이셨습니다』
이윤주씨는 이남규 화백의 유지를 따라 루가 공방에서는 화가들이 기본 재료비 정도만 부담해 작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유리화 전문강좌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에는 성미술품 보존 작업의 하나로 고 이남규 화백이 참여했던 명동성당 유리화 보수작업에 동참하고 있으며, 일반인들이 접할 수 있는 소품도 적극 생산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유리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11월 26일~12월 2일 서울 명동 평화화랑에서 「유리화와의 만남전」을 연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유리화 제작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작업도구들을 비롯해 사진과 영상을 선보인다. 디자인에서부터 유리재단 납선조립 페인팅 설치 등의 전과정을 볼 수 있게 했다.
또 고 이남규 화백의 미발표작으로 동에 유리를 박은 「등(지름 15cm×높이 25cm)」 연작과 다양한 소품도 전시한다. 서울 혜화동.역촌동.방학동성당에 설치된 이남규 화백의 유리화는 실물크기 사진으로 보여준다고.
찬조작품으로는 유리화가 최영심씨의 작품 10여점이 선보일 예정이며 가정 등에서 쉽게 소장할 수 있는 촛대 스탠드 등 생활인테리어 소품도 다수 출품돼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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