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현의 일년 계획 중 봄에는 1박2일 환자들을 모시고 여행을 가고, 가을에는 하루 소풍을 간다.
보통 환자들이 통증 때문에 여행을 간다던가 소풍을 가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지만, 환자들은 여행을 가고 싶어하고 밖으로 나가 분위기를 바꾸기 원한다.
올해도 10월 둘째 주 수요일에 「하늘공원」으로 소풍을 가기 위해 환자들의 컨디션과 의향을 물어 보았다. 함께 가기로 했던 분들 중 어떤 분은 먼저 하늘로 소풍을 가셨고, 또 어떤 분은 생각지도 않고 그냥 지나가는 말로 물어 보았는데 너무도 좋아하시며 꼭 데려가 달라고 하셨다.
소풍 가는 날 아침, 우리들은 도시락과 게임 도구들도 챙겨 봉사자, 환자들과 함께 하늘공원으로 갔다. 하늘공원에 모인 가족은 네가족. 집이 아닌 밖으로 외출 나왔다는 것에 기뻐하며 오랜만에 신혼으로 돌아간 듯 손을 잡고 가을을 즐기는 부부, 지난 봄 함께 했던 아주머니, 그리고 항문암으로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늘 누워 계시며 우울해 하고 계시던 아저씨,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4살 난 딸을 둔 아기아빠와 엄마가 함께 하였다.
보물찾기를 할 때는 모두들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보물을 찾으러 하늘공원을 여기저기 돌아 다녔고, 휠체어에 의존해야 하는 분도 수녀들과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보물을 찾느라 아픔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선물에 눈이 먼 환자들은 보물을 하나뿐 아니라 여러 개를 찾아 선물을 더 달라며 아우성을 쳤다. 그리고 하늘공원으로 올라가 억새풀 길을 걸으며 아름다운 오후를 보냈다.
나름대로 아픔을 가지고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에서 우리들은 또 다른 사랑을 배우게 된다.
환자들과 가족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한편으로는 제대로 걷지 못해 휠체어와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야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그분들도 인간으로서 누려야 하는 것이 있다는 게 우리들의 생각이다. 가족들의 두려움으로 인해 환자들과 여행하지 못하고 집에서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누워 있어야 하는 것이 환자들의 현실이다.
그러기에 매일 집에 누워 어떤 일도 할 수 없다 라는 환자들의 무기력감에서 우리들은 그분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 드리기 위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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