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제 인생에서 해야 할 일을 다 했다는 기분이 듭니다』
20여년간 아끼고 아껴 모은 1000만원을 어르신들과 노숙자들을 위한 대전교구 무료급식소 성모의 집에 전달한 최락청(71,서울 노원구 상계동) 할아버지. 그는 지난 11월 14일 대전교구 사회사목국 나봉균 차장 신부에게 성금을 전달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6?25 전쟁 때 입은 총상으로 국가 유공자가된 최할아버지는 자녀들이 주는 용돈과 국가 보조금 얼마로 사는 넉넉지 않은 형편인데도, 찢어지게 가난했던 옛 시절을 떠올리며 자신보다 더 가난한 이들을 돕겠다고 나선 것.
『액수가 얼마 되지 않는다고 얘기할지 모르겠지만 평생을 덜 입고 덜 쓰며 모은 제겐 너무나 소중한 돈입니다. 어려서부터 너무 배를 곪고 못먹은 것이 한이 돼서 언젠간 저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던 마음 간절했었습니다』
서울에 거주하고 있고 신자도 아닌 최할아버지가 이곳에 성금을 전달한 것은 딸 최명자(라파엘라,49,대전 용전동본당)씨의 권유 때문. 아버지로부터 평생 모은 돈을 좋은 곳에 쓰고 싶다는 얘기를 듣고 오랫동안 성모의 집에서 봉사활동해온 명자씨가 이곳을 추천했던 것이다.
최씨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아버지께서 이처럼 뜻깊은 일을 하시게 돼서 너무나 감격스럽다』면서 『평소 저희 6남매가 아버지에게 돈밖에 모른다며 서운해했었는데 이런 일을 준비하실려고 그랬다는 것을 알고 굉장히 놀랐다』고 밝혔다.
최할아버지는 전쟁 때 입은 총상으로 1년에 6개월 정도는 입원해야 할 만큼 건강이 좋지 않아, 현재도 대전 보훈병원에 입원 치료중이다.
『앞으로도 더 아끼고 모아 다른 이웃들에게도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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