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 위해 평생 헌신
『이렇게 무거운 상을 받게 돼 큰 십자가를 진 것 같습니다』
가톨릭대상 사랑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조헌수(스테파노.82.대구대교구 영천본당)씨는 자신의 모든 것을 비워내는 사랑으로 지역사회의 존경을 받고 있다.
『제가 가진 모든 것이 하느님께서 주신 것인데 제가 한 일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격동기라 할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4차례에 걸쳐 본당 총회장을 역임한 조씨는 굳건한 신앙심을 바탕으로 종교적 탄압 등 갖은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는 빛나는 작은 그리스도의 모습을 지역사회에 심어왔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조씨는 1972년 영천신용협동조합을 설립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이 삶의 기반을 다지도록 지속적인 도움을 주어왔다. 이런 사랑이 밑거름이 돼 그는 지금까지 지역사회의 유력인사 등 수백 여명을 하느님 품으로 이끌기도 했다.
또 총회장 재임 시절에는 성당 건물을 증축하고 사제관을 새로이 짓는가 하면 땅을 기증해 교회묘지 조성에 힘을 쏟는 등 신앙생활의 터전을 다지는데도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그의 사랑은 여기에 그치지 않아 지역사회를 위해 유치원을 열어 어린이 조기교육사업에 눈을 돌리는가 하면 장학회를 설립해 미래세대를 키워내는데도 앞장서는 등 식지 않는 신앙의 열정을 보이고 있다.
■ 사랑부문 차갑병씨
‘쉬는 신자’ 찾는 일 앞장
▲ 차갑병씨
가톨릭대상 사랑부문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차갑병(사도요한?79?서울대교구 신내동본당)씨는 그를 아는 이들에게 「따뜻하고 인자한 할아버지」로 기억되는 이다.
말기 위암을 선고받고도 기적적으로 건강을 회복한 후 80년부터 전교활동에 나선 차씨는 본업마저 제쳐둔 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비신자와 쉬는 신자 집을 방문하는 등 고난의 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신 하느님을 제대로 전해야겠다는 생각에 나선 그의 전교 활동은 당시로서는 적잖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어서 많은 이들에게 힘과 영감을 주기도 했다.
90년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쉬는 신자」를 찾는 일에 나선 차씨는 사재를 털어 매주 본당 주보를 비롯해 가톨릭신문 등 신앙생활에 필요한 자료를 우편으로 보내는 일을 시작해 선교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도 했다.
이런 그의 활동으로 1040여명의 쉬는 신자들이 하느님을 다시 찾는가 하면 200여명의 조당자들이 신앙생활의 새로운 기쁨을 맛보고 있다.
자신이 인도한 이들이 구역장, 사목위원 등 교회의 일꾼으로 거듭난 모습을 보일 때 보람을 느낀다는 차씨는 『죽는 날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문화부문 이규정씨
창작활동 통해 사회 고발
▲ 이규정씨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 제가 이런 큰 상을 받게 돼 죄송한 마음입니다』 이씨는 사랑을 바탕으로 한 창작활동을 통해 도덕적 해이와 파탄을 드러내고 있는 현실을 사실적 필치로 고발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투철한 작가정신을 발휘했다는 평을 얻어 왔다.
1977년 「시문학」지를 통해 등단한 이씨는 소설집 「첫째와 꼴찌」 「당신 손에 맡긴 영혼」을 비롯해 장편 「돌아눕는 자의 행복」, 대하소설 「먼 땅 가까운 하늘」 등 110여편의 작품을 발표하며 가톨릭문학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이씨는 IMF 이후 서민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소설 「퇴출시대」로 제4회 가톨릭문학상을 수상하는가 하면, 인간의 욕망과 일상을 단호하게 비판하고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인간사의 질서를 하느님의 계시 앞에서 겸허하게 받아들인 소설집 「당신 손에 맡긴 영혼」으로 「요산문학상」을 받는 등 작가적 삶을 통해 가톨리시즘을 구현해오고 있다.
『글을 통해 하느님을 알리고 우리 민족의 도덕성 회복을 위한 제 몫을 꾸준히 탐구해 나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