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화공세제가 가득 묻은 식판으로 밥을 받아 먹는다고 생각하니 더이상 식기세척기 만드는 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철우(에우티미오.47.대구 큰고개본당)씨는 한때 학교식당에서 사용하는 대형 식기세척기 만드는 일을 했다. 그러나 시작하고 보니 커다란 문제점이 발견됐다. 마지막 세척물에 식기의 빠른 건조를 위해 화공세제로 만든 린스를 넣는데, 이는 건조촉진제로 식기 위에 뿌리는 것이기 때문에 전혀 헹굼이 되지 않았다.
『기존의 화공세제가 묻은 식판에 하룻동안 밥을 담아두면 그 밥이 삭아버립니다. 독성이 얼마나 큰지 말해주는 것이지요. 또 이런 화공세제 1톤을 희석하려면 물 100~200톤이 있어야 하는데 사실상 이렇게 희석하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끔찍했다. 그길로 바로 공장 문을 닫았다.
『아이들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까지 오염시키는 일을 제가 앞장서서 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하느님께, 또 나 자신에게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식물성 세제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걸고서라도 환경과 우리 아이들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철우씨는 코코넛 추출물로 만든 식물성 세제 「그린화이트 내추럴」을 만들기 시작했다. 제약회사에서 피부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쓰는 것과 같은 재료를 사용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식물성 세제는 한국화학시험연구원의 피부자극, 급성경구 독성 시험 등의 검사에서 1종 세척제(야채 또는 과실용 세척제, 2종-식기류용, 3종-산업용식기류·자동식기세척기용) 판명을 받고 S마크 인증을 받았다. 세척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렇게 국가에서 인정 받은 세제는 대구대교구 사회사목담당 환경위원회(위원장=이강순, 지도=이상재 신부)의 임상실험을 통해서도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이 밝혀졌고, 본당환경분과위원회 를 통해 신자들에게 보급되고 있다.
부인 최숙주(엘리사벳)씨에게 회사 경영을 맡겨두고 자신은 환경운동을 하며 식물성 세제를 사용하자고 발로 뛰어 다니고 있는 이철우씨. 교구 환경위원과 본당 평협회장, 꾸리아 단장 등의 활동을 하며 교회 안팎에서 신앙인으로서 부끄럽지 않는 삶을 살기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런 이철우씨의 굳은 믿음으로 만들어진 세제는 현재 대구 계명대학교 기숙사 등 몇몇 학교에만 납품되고 있지만 언젠가는 꼭 모든 학교와 가정에서 식물성 세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신앙인이라면 당연히 환경을 보존하는 일에 앞장 서야합니다. 우리 환경을 생각하며 신앙을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지요. 제가 할 수 있는 한, 우리 환경과 아이들을 생각해서 더 열심히 뛰어다닐 것입니다』
※문의=(053)952-5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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