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시화공단의 한 전자공장에서 근로자로 있는 정동훈(베드로.24)씨는 지난해 말부터 조금씩 쑤시던 무릎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통증은 하루가 다르게 심해졌고, 「설마」하는 생각에 지난 3월 원자력병원을 찾은 결과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 의사의 판명은 골육종. 골육종은 무릎 뼈에서 발생해 유골조직 및 골조직을 형성하는 악성 종양으로, 일종의 뼈 암이다.
정씨는 최초 진단 후 약 2주간 입원 치료를 받다가 병원비 마련에 대한 부담이 커지자 치료를 계속하지 못하고 포기한 채 자취방에서 지내왔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다리가 축구공처럼 커져가는 것을 보면서도 그는 진통제로 통증을 견뎌왔다. 그러던 중 점점 쇠약해져가는 정씨를 주인집 아주머니가 발견하고 시화베드로 성당에 알려 지금까지 본당 사회복지분과의 도움을 받아왔다.
정씨는 다섯 살 때 부모를 모두 잃어 부산교구 마리아 수녀회에서 운영하는 보육원 「소년의 집」에서 생활하다 일곱 살 때 양부모에게 입양되어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러던 중 초등학교 2학년 때 양부가 사망하자 다시 「소년의 집」으로 보내져 그곳에서 마리아 수녀회가 운영하는 중학교와 기계공업고등학교를 마쳤다. 이후 기술공으로 방위 산업체에 근무하다 반월 공단 전자회사로 이직, 전자기술공으로 열심히 살아왔다.
시화베드로 본당 신자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정씨는 지난 11월 3일 성빈센트병원에 입원, 폐까지 전위된 종양 제거술과 우측다리 절단 수술을 받고 현재 완쾌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치료비. 몸이라도 성하면 무슨 일이든 다시 시작해볼텐데, 이제는 다리까지 절단한 상태인 자신의 처지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지금까지 들어간 2000여만원의 수술비와 입원비는 물론 향후 6개월간 받아야 하는 항암 치료비도 큰 걱정이지만, 이제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까지 막막하다.
불우하게 자라온 성장 과정과는 다르게 언제나 밝은 웃음으로 주위 사람들을 기쁘게 해 주던 정씨. 평범한 가정을 꾸려 행복하게 사는 것이 꿈이었던 그는 오늘도 홀로 병상에 누워 힘없이 기도한다.
『하느님, 지금은 너무 절망스러워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아요. 모든 것이 혼란스럽지만 희망만큼은 버리고 싶지 않습니다. 빨리 건강을 되찾아 다시 작업장으로 나가고 싶어요. 아직 하고 싶은 일이 참 많은데…』
※도움주실 분=우리은행 702-04-107874 (주)가톨릭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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